권용원 금투협회장 "자본시장 과세체계 선진화 원년...손익통산, 이월과세 추진"

권용원 제4대 금융투자협회장이 5일 서울 여의도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권용원 제4대 금융투자협회장이 5일 서울 여의도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증권거래세 인하를 넘어 자본이득세 도입, 금융상품 손익 통산 등 자본시장 과세체계 전반의 선진화를 통해 국민의 장기투자 문화를 정착시키겠습니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31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총 19개 항목에 이르는 중점 추진 과제를 공개했다.

권 회장은 우선 “증권거래세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는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발언에 “임기 말까지 세제개선은 반드시 이루고 싶었던 과제”라면서 증권거래세 인하를 비롯한 각종 세제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대표적인 추가 세제개편 과제는 펀드 등 금융상품의 손익통산이다. 예컨대 두 가지의 펀드를 가입했는데 A펀드에서 1억원의 수익이 나고 B펀드에서 2억원 손실이 발생하면 한국에서는 A펀드에서 벌어들이 소득에 대한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반면 외국에서는 통산 1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만큼 과세를 하지 않고 있다.

증권거래세 인하 뿐만 아니라 이런 불합리한 과세 체계까지도 전반적으로 손질할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에 의견을 꾸준히 전달한다는 것이 권 회장의 주요 목표다.

자본시장 혁신방안에 더해 자산운용산업을 선진화할 수 있는 중장기 전략도 선보일 계획이다. 권 회장은 “자본시장 혁신방안이 IB를 중심으로 했다면 이제는 자산운용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규제·세제 개선 등을 준비할 것”이라며 “다음달 중으로 논의한 사항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의 실물경제 투자 확대 기능도 강조했다. 특히 금융투자업계에도 기업가정신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투자 자산의 위험을 재단해 6% 안팎의 수익을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일은 도전정신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금융투자회사의 최고경영자도 기업가정신을 대표한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의 디지털혁신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디셈버앤컴퍼니 등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혁명 분야에 적극적인 운용사와 공동으로 금융투자업에 디지털혁신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를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또 금융소비자 편의 증대와 비대면거래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한 디지털 신원증명 플랫폼인 디지털ID 도입을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블록체인을 활용한 새로운 해외송금과 비상장거래 플랫폼 자동화 등 디지털혁신 고도화도 준비하고 있다.

권 회장은 “자본시장 활성화 특별위원회가 국회에 있는 만큼 자본시장 혁신과제 추진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면서 “국민의 장기투자 문화 정착을 위해 장기투자 특별 상품 세제혜택을 비롯한 손익통산이나 이월공제 등 과제를 국회와 세제실, 금융위원회 등에 적극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