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인증 부담을 덜어야 국내 로봇이 해외 로봇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3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서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개최한 '인공지능 최신동향 및 입법과제'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석상옥 네이버랩스 부사장, 정구민 국민대학교 교수가 참석해 로보틱스 기술과 글로벌 로보틱스 동향에 대해서 발표했다. 이어 국회입법조사처 관계자들과 함께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따른 법적〃 정책적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업계에서는 국내 로봇 규제 관련 가장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인증' 문제를 꼽았다.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 특정 업체만의 새로운 기술을 앞세우는 트렌드는 지났고, 기존 로봇 기술을 누가 먼저 상용화해 시장에 내놓을 것인지 겨루는 '타이밍'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여러 기술이 융합된 로보틱스 인증 가이드라인이 마련돼 있지 않은데다, 담당 정부 부처가 흩어져 있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아 인증 절차만으로도 시간을 빼앗긴다는 게 업계의 고충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윤동원 네이버랩스 책임은 “네이버랩스에서 출시했던 '에어카트' 인증을 위해 정부 부처 8군데와 연락해봤지만, 누구도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아서 청와대에까지 민원을 넣게 됐다”며 “제품 개발 기간보다 인증을 받는 기간이 더 오래 걸렸다. 글로벌 업체와 선제권을 다투고 있는 회사 핵심 제품이었다면 국가 규제에 발목이 잡혀 경쟁에서 밀려나는 상황이 벌어질 뻔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제도처럼 제품을 시장에 먼저 내놓고 인증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새로운 분야에서 싹을 틔운 기업들에게 훨씬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유향 국회입법조사처 팀장은 “정부 시스템이 한 부처가 모든 것을 맡는 소관주의 형태라 융합형으로 나오는 신사업에 적합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국회에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고, 더 나은 규제가 아니라 규제를 없애는 방향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