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도망가고 싶다고 소리친 순간 완전히 다른 시공간으로 이동한다면.
드라마 '퐁당퐁당 러브' 주인공 단비는 숨 막히는 고3 현실에서 탈출하고 싶다고 생각한 순간 조선시대 궁궐로 타임워프 한다.
조선 사람들은 한 손에는 스마트폰, 다른 손에는 삼각김밥을 가지고 나타난 이 괴상한 소녀와 좌충우돌을 겪는다. 그리고 조선의 왕 이도는 상상해 보지 못한 세상을 이야기하는 이 소녀와 사랑에 빠진다.
타임워프는 미래 또는 과거로 시간을 뛰어넘는 현상을 말한다. 지금껏 수많은 소설과 영화, 드라마 소재로 등장하며 공상과학의 꿈같은 소재가 돼 왔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과거로 돌아가고 싶거나 미래를 미리 엿보고 싶어 한다.
시간을 뛰어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과거 물리학자들은 세간의 비난이 두려워 비밀 모임을 만들면서까지 시간 여행을 연구하기도 했다.
'시간 여행자' 저자이자 코네티컷대 물리학 교수인 로널드 몰렛 박사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겪었다. 그는 과거로 돌아가 아버지에게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시간여행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는 아인슈타인 상대성이론에 기반을 둔 고리형 레이저 타임머신을 연구했다.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질량이 큰 물체와 에너지는 중력장을 발생시킨다. 이는 광선 에너지도 중력장을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몰렛 박사는 광선에 의해 발생하는 강한 중력장들로 인해 시공간 왜곡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즉 질량이 매우 큰 물체가 회전하면 중력 때문에 주변 시공간도 따라서 회전하는 현상을 통해 시간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이다.
폴 데이비스 애리조나주립대 비욘드 연구소장 또한 중력에 의한 시간 여행을 연구했다. 중력이 시공간을 왜곡하는 가운데 이 왜곡이 심하면 시공간이 180도로 휘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휘어진 4차원 시공간에서 두 영역을 연결하는 것이 웜홀이며, 이 웜홀을 통과하면 시공간을 따라 움직이는 빛보다 더 빨리 이동할 수 있다는 논리다.
드라마는 주인공이 조선시대 많은 사람을 변화시키고, 현재로 돌아와 조선의 왕 이도의 모습을 한 사람과 재회 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불안함과 걱정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과거 또는 미래로의 시간여행은 달콤한 꿈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이 매력적인 연구는 많은 과학자에 의해 계속되고 있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