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까지 10년간 120조원이 투입되는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선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정부가 조만간 부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져 후속 절차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반도체 산업 경쟁력과 소재부품장비를 포함한 생태계 고도화를 위해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는 민·관 공감대에 따른 것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조속한 시일 내에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를 잠정 결정한다.
회의에서는 그동안 클러스터 조성 후보지로 검토된 용인 부지를 수도권공장총량규제에서 풀어주기 위해 '특별물량'으로 신청하는 내용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은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공장총량규제를 받는다. 산업단지 부지 물량도 이미 개발계획이 정해진 상태다. 이에 용인에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려면 특별물량 형태로 배정이 이뤄져야 하는데, 정부가 이 문제를 풀겠다는 것이다.
장관회의에서 용인 부지를 특별물량으로 지정하자는 결론이 도출되면 이 안건은 수도권정비위원회로 넘어가 최종 결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선 반도체 클러스터 필요성에 대해 논의하고 용인 부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수도권정비위원회에 신청하는 내용이 다뤄질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특별물량 신청이 결정되면 이후 국토교통부는 수도권정비위원회를 열어 해당 안건을 심의·의결하고 수도권정비위원회에서 규제가 풀리면 SK하이닉스는 산업단지 신청, 부지 매입 등을 거쳐 착공하는 단계를 밟을 예정이다. 올해 안에 부지 정비 작업을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건설 작업에 들어간다. 본격 가동시점은 2024년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그동안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구축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작년 12월 대통령 새해 업무보고에서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구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1분기 내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확정하는 등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정부 부처간 조율 작업이 더 빨라졌다. 대규모 기업 투자 프로젝트의 조기 착공을 신속히 지원해 경제를 활성화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는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종합반도체업체(IDM)와 소재·부품·장비 협력업체가 동반 입주하는 형태로 추진되고 있다. 부지는 반도체 팹 4개와 50여개 협력업체가 동반 입주하는 대규모 단지로 구상됐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핵심 주력 산업인 반도체 초격차를 확보하고 주도권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