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SK텔레콤, 키움증권이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연합체를 꾸렸다. 이동통신 1위 SK텔레콤와 정보기술(IT) 기반 증권 플랫폼 강자 키움증권이 하나금융과 협력 진영을 꾸렸다. 초대형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다. 이보다 앞서 발표한 신한금융-비바리퍼블리카 컨소시엄의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선언과 맞물리면서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선정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SK텔레콤, 하나금융, 키움증권이 컨소시엄을 꾸리고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도전한다. 시장 지배력이 있는 선두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꾸리면서 제3 인터넷전문은행 경쟁 진영은 물론 기존 인터넷전문은행까지 위협하는 구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카오와 KT 등 비금융사가 주도한 과거 인터넷전문은행과 달리 이번에는 전통의 대형 금융사 주도로 이통, 핀테크, 이종 금융사가 연합하는 변화가 눈에 띈다. 업계는 하나은행과 SK텔레콤 조합이 신한-토스 조합을 뛰어넘는 강력한 협력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두 회사가 보유한 고객 데이터를 조합하면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를 뛰어넘는 강력한 빅데이터 사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정보통신기술(ICT)력, 키움증권 온라인 증권 운영 노하우, 하나금융그룹의 핀테크·인공지능(AI)·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 등 다양한 역량을 바탕으로 금융 서비스 혁신을 주도할 기반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간편결제를 비롯해 블록체인, AI 등 SK와 하나금융그룹이 보유한 기술력을 조합할 경우 혁신적인 금융상품과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컨소시엄은 제3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획득할 경우 1차로 은행과 통신사가 보유한 빅데이터를 결합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본격화하고, 간편결제부터 여수신·자산관리·포인트 등 강력한 금융 통합 인프라를 구현할 예정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적극적 해외 서비스도 염두에 두고 있다. 컨소시엄 참여사 관계자는 “국내뿐만 아니라 동남아를 거점으로 디지털뱅킹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IT DNA가 강한 키움증권과 함께하면서 혁신적 금융 포트폴리오를 구성, 아시아 전역에 핀테크 기반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10월 자회사인 '인도네시아 KEB하나은행' 지분 20%를 라인파이낸셜아시아(라인 자회사)에 넘기며 2대 주주로 영입했다. 동남아 등 해외 플랫폼이 강력한 라인과 협력, 다양한 핀테크 사업을 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이는 그동안 내수 시장에 머물러 있던 인터넷전문은행 글로벌화를 처음 추진하는 사례가 될 가능성이 짙다.
해결 과제도 남아 있다. 초대형 진영을 형성했지만 인가 심사 시 혁신성 가점을 받을 수 있는 또 다른 기업 참여가 필수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SK텔레콤 컨소시엄에 참여를 제안하는 곳이 많아 인가 심사 전까지 혁신 DNA가 있는 기업의 참여를 끌어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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