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직원이 사건 관련 청탁 등을 시도하는 외부인과 접촉 시 즉각 접촉을 중단하고 내부에 보고해야 하는 대상이 대기업·로펌 직원 등에서 '모든 외부인'으로 확대된다.
공정위는 지난 1년 간 운영한 '외부인 접촉 관리 규정'의 현황을 점검하고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의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19일 밝혔다.
공정위는 조사정보 입수, 사건 관련 청탁 등을 시도하는 외부인과 접촉 시 즉각 접촉을 중단하고 보고해야 하는 대상을 종전 '보고 대상 외부인'에서 '모든 외부인'으로 확대한다. 보고 대상 외부인이 제3자를 통해 우회적으로, 또는 기타 외부인이 공정한 사건 처리 저해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보고대상 외부인은 △기업집단소속회사 임직원 △법무법인 등 법률전문 조력자 △공정위 퇴직자 중 기업집단 및 법무법인 재취업자다.
유성욱 공정위 감사담당관은 “정상적 취재를 위한 언론의 접촉은 외부인 보고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접촉 중단 사유에 '사건 배정 및 담당자 지정 등에 대한 청탁'을 추가했다. 작년 2월 모 법무법인 소속 공정위 퇴직자가 신고사건 담당자 배정에 관여하려는 정황이 있어 감사를 진행, 규정 위반이 확인돼 해당 외부인과 접촉을 1년간 제한한 사례를 반영했다.
접촉제한 기간은 현행 '1년'에서 '2년 범위 내에서'로 확대한다. 또한 접촉제한 시 응대 공무원을 별도 지정하도록 했다. 공정위 직원이 접촉 보고·중단 의무를 위반한 경우 징계 근거를 명확히 했다. 1회 위반 시 경고, 2회 이상 위반 시 징계에 처한다.
한편 공정위가 '외부인 접촉 관리 규정'을 시행한 후 이뤄진 접촉보고는 총 2344건, 월평균 195건으로 집계됐다. 접촉사유는 자료제출, 진술조사 등 '진행사건 관련 접촉'이 1653건(70.5%)에 달했다. 이어 법령질의, 행사 등 기타 업무관련 318건(13.6%), 강연 등 외부활동 112건(4.8%), 이행관리 등 종료사건 관련 63건(2.7%) 순이다.
접촉 장소는 청사 내 접촉 1341건(57.2%), 전화 등 비대면 접촉 768건(32.8%), 청사 외 접촉 235건(10.0%) 순이다. 접촉 외부인은 총 3881명(1년 누적 인원수 합계)이다. 이 가운데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회사 임직원 1407명(36.2%), 공정위 퇴직자 1207명(31.1%), 법무법인 등 법률전문 조력자 1155명(29.8%), 기타 112명(2.9%) 순으로 나타났다.
보고대상 외부인과 접촉한 내부 직원 수는 총 2853명(1년 누적 인원수 합계)이다. 부서별로는 대기업 관련 사건 처리가 많은 카르텔조사국 소속 494명(17.3%), 기업집단국 소속 418명(14.7%), 시장감시국 소속 395명(13.9%) 순이다.
유 과장은 “사건 처리 투명성·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인 접촉관련 통계를 올해 1분기부터 정기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