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5G '쇼'로 끝나면 안 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혁신성장전략회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활성화 전략 추진 계획을 공개했다. 홍 부총리는 “5G 상용화와 맞물려 전·후방 산업과 융·복합을 위해 연관 산업 활성화 및 신서비스 창출을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후에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과 함께 5G 준비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KT 과천국사를 찾았다.

관계부처 장관들의 5G 현장 합동 방문은 처음이 아니다. 1월에도 유영민 장관, 홍종학 장관, 성윤모 산업부 장관 등은 5G 준비 현황을 살피고 산업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LG마곡 사이언스파크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이례적으로 기업인과 간담회를 열고 상용화에 차질이 없도록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5G 상용화가 특정 부처가 아닌 여러 부처 차원에서 협력하는 모습은 환영할 일이다. 부처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적극 협조하는 행보도 보기 좋은 모습이다. 여러 장관이 언론을 통해 5G 중요성을 강조하는 모양새도 나쁠 건 없다.

이제는 내실까지 채워야 한다. 사실 1월이나 지금이나 장소만 다르지 행사 자체는 비슷하다. LG유플러스나 KT나 상용화하기 전에 보여 줄 수 있는 서비스도 비슷하다. 문제는 유사한 행사가 반복될수록 전시 행정에 그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정부와 사업자 계획대로라면 3월 국내에서 5G 상용화는 틀림없어 보인다. '세계 첫 상용화'라는 타이틀은 우리가 거머쥐게 됐다. 그러나 5G 세상에서 보여 줄 서비스와 콘텐츠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타이틀도 중요하지만 실속도 잊으면 안 된다. 5G 선두를 노리는 배경은 상용화 자신감을 배경으로 세계 시장과 표준, 기술에서 우위를 다지자는 취지가 크다. 현장 방문도 중요하지만 5G 시대를 선점하기 위한 세부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5G 행사는 단순한 '쇼'에 그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