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가맹점이 5년 만에 5만개 넘게 늘면서 총 24만개를 돌파했다.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가 진입장벽이 낮은 가맹점 사업에 대거 뛰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맹점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평균 5~6년 만에 폐업하는 상황이다. 가맹점 절반이 몰려있는 외식업종은 평균 4년 7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수익성 악화, 가맹본부 횡포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맹점을 위한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맹본부가 등록한 정보공개서를 바탕으로 2018년 말 기준 가맹산업 현황을 21일 공개했다.
2018년 전체 브랜드 수는 6052개, 가맹본부는 4882개로 집계됐다. 가맹점은 24만3454개를 기록해 처음 24만개를 돌파했다. 브랜드·가맹본부·가맹점 모두 전년대비 각각 5.4% 증가했다.
가맹점 수는 2013년 19만개에서 5년 만에 약 5만개(127.6%) 증가했다. 우리나라보다 인구가 두 배 많은 일본(26만3490개)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순미 공정위 가맹거래과장은 “증가 추세로 보면 가맹본부·브랜드 수는 증가폭이 줄고 있는 반면에 가맹점은 연평균 5.5%의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가맹점 증가세는 최근 수년 사이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가 대거 프랜차이즈 자영업으로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맹점은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기 때문이다.
가맹점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대부분은 5~6년 만에 폐업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업종별 평균 사업기간은 외식업이 4년 7개월, 서비스업이 6년 1개월, 도소매업이 6년 5개월로 나타났다. 외식업은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유독 사업기간이 짧다는 분석이다.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 가맹본부 횡포 등 불공정거래로 가맹점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정위가 최근 가맹거래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반적으로 불공정거래 관행은 줄어들고 있지만 가맹본부의 편의점 영업시간 단축 불허가 적지 않은 등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 수 기준 외식업 상위 5개 업종 중 치킨 업종의 가맹점 수(2만4602개)가 가장 많았다. 그러나 가맹점 증가율은 0.8%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미 치킨집은 포화상태임을 시사한다. 나머지 상위 4개 업종 가맹점 증가율은 커피(10.0%), 한식(11.0%), 분식(12.9%), 기타외식(14.0%) 등으로 나타났다.
한편 가맹본부 가운데 브랜드가 가장 많은 곳은 전년에 이어 백종원씨가 대표로 있는 더본코리아로 집계됐다. 더본코리아는 새마을식당, 한신포차, 빽다방 등 20개 브랜드를 갖고 있다. 10개 이상 브랜드를 등록한 가맹본부는 총 5곳이다. 더본코리아(20개)에 이어 놀부(18개), 이랜드파크(14개), 디딤(13개), 플레이타임그룹(12개) 순이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