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선언한 데 이어 SK텔레콤이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을 추진하기 위해 티브로드 최대 주주인 태광산업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든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을 추진하든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제한(33%)에는 못 미친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과 LG유플러스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1위 사업자 KT(KT스카이라이프)에 버금가는 가입자를 확보하게 됐다.
그러나 KT(KT스카이라이프)는 국회의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에 발목이 잡혀서 경쟁사 추격을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다.
이 와중에 전용주 딜라이브 대표가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가 당장 중단돼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 대표는 특수관계인을 포함, 가입자를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의 3분의 1로 제한하는 합산규제가 재도입되면 딜라이브 출구가 봉쇄돼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KT(KT스카이라이프)와 논의하던 매각 협상도 중단 위기에 직면했다고 털어 놨다.
KT(KT스카이라이프)의 유료방송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한 합산규제가 엉뚱한 곳으로 불똥이 튄 것이다. 딜라이브가 선의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국회의 합산규제 재도입 추진은 시대적 요구인 규제 완화 흐름과 배치될 뿐만 아니라 글로벌 트렌드에도 역행한다.
본지가 보도한 것처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가운데 절반 이상 국가의 유료방송 1위사업자 시장점유율이 33%를 초과하고 있다. 유료방송 1위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50%를 넘는 나라도 5개국이나 됐다.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OECD 국가 가운데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을 명시적으로 규제하는 나라는 없다.
유료방송 사업자 간 합종연횡이 가시화된 만큼 거대 통신사에 비교열위인 케이블TV의 매각 추진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가 불평등을 조장하고 선의의 피해자를 유발하는 합산규제 재도입을 추진할 게 아니라 점유율을 높이는 등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