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케이블TV 티브로드 합병을 공식 선언했다.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1위 CJ헬로 인수를 선언한 지 일주일 만이다. 유료방송 시장 격변이 구체화되고 있다.
SK텔레콤은 21일 티브로드 최대 주주 태광산업과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을 추진한다고 21일 밝혔다. 2016년 경쟁 제한성을 이유로 케이블TV 인수합병(M&A)에 실패한 이후 3년 만의 재도전이다. 협상 단계인 만큼 계약 금액 등은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SK텔레콤은 자세한 계약 조건, 절차, 일정이 결정되면 공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합병 조건을 확정해 계약을 체결하고, 관련 정부 부처 인허가를 얻어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통합법인을 만들 계획이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를 합병해서 콘텐츠 투자를 확대하고, 혁신적 플랫폼을 선보여서 미디어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면서 “SK텔레콤과 태광산업은 국내외 재무 투자자(FI) 대상으로 투자를 유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체로 은밀하게 진행되는 M&A 협상과 달리 SK텔레콤이 MOU 교환을 공개하며 M&A에 착수한 건 유료방송 구조 개편이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CJ헬로 인수에 성공하면 LG유플러스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은 24.43%로, KT-KT스카이라이프에 이어 단독 2위로 떠오른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13.97%)로는 급변하고 있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제대로 된 경쟁이 어렵다고 판단, 가입자 확대를 도모한 것으로 분석된다.
티브로드 합병에 성공하면 점유율 23.83%로 LG유플러스와 근소한 차이를 유지한다. 티브로드 가입자는 지난해 6월 현재 314만명이다. SK브로드밴드 IPTV 가입자는 454만명으로, 양사 가입자를 합치면 768만명에 이른다.
합병이 성사되면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 점유율 격차가 1%포인트(P) 이내라는 점에서 추가 M&A 가능성이 점쳐진다.
SK텔레콤은 “IPTV와 케이블TV는 국내 유료방송 시장 발전을 견인해 온 핵심 축”이라며, “IPTV와 케이블TV의 강점을 더욱 고도화하고, 두 매체간 상생발전에 앞장서 건강한 미디어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