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제 91회를 맞이하는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은 미국의 영화예술 아카데미협회에서 수여하는 세계 최대의 영화 상 중 하나로 ‘오스카상’이라 불리기도 한다. 1927년 MGM의 루이스 메이어 사장과 36인의 회원으로 아카데미 협회가 발족하게 되고, 2년 뒤인 1929년부터 정식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이 개최되기 시작했다.
2019년 아카데미 시상식은 총 24개 부문을 시상하고 있다.
◇ 2019년 제 91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24개 부문
작품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감독상, 각본상, 각색상, 촬영상, 미술상, 의상상, 편집상, 시각효과상, 분장상, 주제가상, 음악상, 외국어영화상, 단편영화상, 애니메이션 작품상(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상(단편), 다큐멘터리 영화상(장편), 다큐멘터리 영화상(단편), 음향효과상, 음향편집상
아카데미 협회는 그간 여러 차례 시대에 변화에 따른, 새로운 변화들을 시도하였는데, 작년에는 '인기상' 부문 신설하려 했다. 결국 무산되기는 했지만, 보수적인 아카데미협회도 영화인과 대중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려는 변화로 보여 고무적이다.
90년 전통을 자랑하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그간 폐지됐던 8개 수상 부문은 어떤 것이 있을까?
① 작명상 (Best Title Design)
1999년 아카데미협회가 관련 부문을 신설하려했으나 결렬되었다. 최근 이에 대해 외신들도 내부자들의 말을 인용하여 “제임스 본드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 등 많은 영화들이 오프닝이나 엔딩 타이틀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그것이 아카데미 수상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 부문은 영구적으로 보류돼야 하는 게 맞다”라고 보도했다.
② 오리지널 뮤지컬상 (Best Original Musical)
뮤지컬 영화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따로 이 부문의 명칭이 사용된 적은 없다. '베스트 오리지널 뮤지컬' 혹은 '코미디 스코어'를 두고 정체성 문제에 봉착하자, 2000년 아카데미협회에서는 두 부문을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최고 뮤지컬상'을 신설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가장 큰 이유는 연간 제작되는 뮤지컬 영화의 작품 수가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아카데미측은 수상 부문에 고작 한두 편의 영화가 후보에 오르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③ 코미디 부문 감독상 (Best Director, Comedy)
영화인들이나 팬들이 아카데미 시상식에 가장 큰 불만인 부분 중에 하나는 “아카데미는 너무 심각한 영화들만 선호한다.”라는 것이다. 그런 아카데미도 처음에는 현재, 골든 글로브 시상식처럼 드라마와 코미디 부문으로 나눠 감독상을 시상하였으나, 아카데미는 첫 시상식 이후 두 개 부문을 하나로 통합하여 수상하고 있다. 아카데미 측의 취향이 진중한 드라마 장르의 영화들을 선호한 나머지, 시리즈물이나 코믹물은 거의 후보지명을 못 받는 상태여서 지금까지도 영화인들의 불만이 많은 상태다.
④ 오리지널 뮤지컬 · 코미디 스코어 (Best Original Musical or Comedy Score)
아카데미 시상식의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수상 부문 중 하나로, 1942년~1999년까지 장수한 시상 부문이다. 1990년대 디즈니의 넘버들이 크게 히트하는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아카데미는 그 효과가 점차 미약하다고 판단, 1999년을 마지막으로 폐지하였다. 이 부문은 현재는 주제가상으로 흡수돼 통합시상하고 있다.
⑤ 조감독상 (Best Assistant Director)
영화 제작에 있어, 조감독은 가장 고되고 스트레스가 심한 직군이다. 조연출자들은 매순간 촬영장에서 일정을 함께 한다. 영화의 성패를 떠나서 그들이 하는 일은 희생적이며 힘들다. 아카데미는 그들의 공로를 인정하고 치하하기 위해, 1933년 관련 부문을 신설하고 7개의 영화제작사의 7명의 조감독들에게 시상을 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아카데미상이 인기를 쫒고 경쟁을 하는 추세로 전화되면서 1937년을 끝으로 폐지됐다.
⑥ 캐스팅상 (Best Casting)
캐스팅 디렉터들에게 수여하는 캐스팅상 부문은 1999년 논의됐으나 실현되지는 못했다. 캐스팅 디렉터들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유일하게 수상부문을 가지지 못한 영화의 주요 부문 담당 스태프이다. 아카데미협회 측에서는 아직까지 관련 부문이 충분한 수상의 가치가 있는지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이에, 미국의 영화인들은 아카데미 협회 측을 비판하며 실망스럽다는 입장이다.
⑦ 안무상 (Best Dance Direction)
1930년대 헐리우드에서는 뮤지컬 영화들이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아카데미는 1935년 안무상 부문을 신설했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요 수상 부문으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그러나 1937년
아카데미 측에서 감독이 아닌 안무가에게 알파벳 대문자 ‘D’를 호칭한 사건으로 인해 전미감독조합과 아카데미가 마찰을 일으키면서, 안무상 부문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사라지게 됐다. 그 이후 안무가들은 아카데미로부터 전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⑧ 자막상 (Best Title Writing)
아카데미 시상식의 초창기 무렵인 1927~1928년 작품들을 대상으로 시상한 적이 있는 부문이다. '괴인', '서커스단의 비밀', '군중', '탐욕' 등의 시나리오를 쓴 작가이자 초창기 아카데미 협회 회원이었던 조셉 판함이 수상했다. 그는 정확하게 어떤 작품의 자막으로 수상한 것이 아니라 1년간의 자신을 활동으로 관련 부문의 상을 받게 된다. 이에 판함이 자신을 위해 자막상 부문을 만든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남긴 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자막상은 단 1회 시상을 끝으로 사라지게 된다.
한 세기에 가까운 역사를 지닌 아카데미 시상식의 수상 부문들은 매년 새로운 시도와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발전하고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는 어떤, 수상 부문이 새로 생기고 또 사라질지, 아카데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2019년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25일 오전(한국시간) LA의 돌비극장에서 진행되며, 국내에는 조선 TV를 통해 오상진-안현모-이동진의 진행으로 생방송 중계될 예정이다.
전자신문 컬처B팀 김승진 기자 (sjk87@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