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메모리 기억 소자 밀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신소재를 개발했다.
조병기 단국대 교수 연구팀은 제작 공정과 단가가 복잡하고 비싼 무기화합물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강유전 유기화합물 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세계 최고 수준 화학학술지 '앙게반테 케미' 2월호를 통해 전세계 연구계에 발표했다.
이 소재는 기존 층 구조 기반 강유전 유기 액정 소재의 단점을 보완했다. 더 많은 전기 분극을 만들 수 있도록 원기둥 구조 형태를 띠고 있다. 이중 나선 구조의 원기둥 유기 액정 화합물은 외부 전기장에 의해 분극 방향이 바뀔 수 있는 특성이 있다. 기존 층 구조와 비교했을 때 동일 면적 대비 더 많은 분극을 생성시켜 기억소자 밀도가 획기적으로 늘어난다. 손톱 크기인 1㎠ 면적에 1TB급 메모리 제작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조병기 교수는 “원기둥 구조의 액정에 강유전 특성을 디자인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분자간 결합력을 미세하게 제어해 극성을 지닌 원기둥 구조를 구현했다”면서 “메모리디스크, 반도체 등 다양한 기억장치에 활용될 수 있다”고 연구성과를 밝혔다.
그는 “기존 반도체 소자는 무기물로 이뤄져 공정 과정이 까다롭지만 유기물을 이용하면 코팅 정도만 하면 되는 간단한 공정이 가능하다”면서 “실온에서 강유전 특성을 구현해 내면 반도체업계에서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강유전 액정 소재 개발' 연구사업 일환으로 진행됐다. 연구에는 △조병기 교수(교신저자)·현준원 교수·구엔만린 연구원, 변재덕 박사(이상 단국대) △신태주 교수(UNIST) △허가현 박사(KIST)가 공동 참여했다.
연구 논문을 게재한 '앙게반테 케미'는 우수 논문에 부여하는 'hot paper'로 이번 연구 결과를 표시했다. 앙게반테 케미를 발간하는 독일 와일리사에서도 'Research Highlights'로 소개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