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또는 6학년 대상 소프트웨어(SW) 교육이 다음달부터 시작한다. 지난해 중학교에 이어 올해 초등학교까지 SW교육 의무 대상이 확대됐다. SW교육은 2015년 교육과정 개편에 따라 신설됐다. 개편 발표 후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SW교육 여건은 미비하다. 전문 교사와 수업 시간, 교육 환경 등 SW 교육이 자리잡기 위한 여건 마련이 시급하다.
◇SW교육, 교사와 교재 모두 부실
SW 교육이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 담당 교사 역량과 교재 등 교습 도구가 중요하다. 정부도 2015년 교과 과정 개편 당시 SW교육을 신설하면서 교사 역량 강화와 교재 개발 등에 집중한다고 발표했다.
다음달 초등학교 대상 SW교육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 두 가지 모두 준비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SW는 영어, 체육, 미술처럼 교사 전문성이 필요하다. 교육업계는 필수 교과 발표 때부터 교사 전문성 강화를 요구했다. 특히 초등학교는 중학교와 달리 담임교사가 모든 교과를 지도한다. 모든 교과를 지도하는 특성상 특정 교과만을 강화하기가 어렵다. 교육부도 이 같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교사 대상 SW 직무 연수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송희경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초등학교 전체 교사 가운데 30% 만이 SW 직무 연수를 받았다. 전국 초등학교 교사 가운데 10명 가운데 7명은 관련 직무 연수를 받지 않은 셈이다. 당장 다음달부터 수업이 시작되지만 상당수 교사가 연수조차 받지 않은 채 실전에 투입된다.
교사가 수업에 사용할 교재도 마찬가지다.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초등학교는 5학년 또는 6학년 실과 수업 시간에 SW를 가르친다. 개편된 교육과정을 반영한 실과 교과서에 따르면 5학년 수업 내용 가운데 SW관련 내용은 없다. 6학년 실과 교과서 총 6개 단원 중 한 단원가량 SW를 다룬다. '발명과 로봇' 단원이 이어지지만 로봇 동작 원리에만 치중해 일부 출판사 교과서를 제외하고 로봇과 연결한 프로그래밍을 연결 지은 내용이 없다.
◇부족한 수업 시간 여전히 문제…교사 역량·지원 확대 必
부족한 수업 시간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초등학교는 5학년 또는 6학년 2년 간 17시간 이상을 SW 수업을 듣도록 규정했다. 정부는 17시간 '이상'을 강조한다. '이상'이라고 규정했기 때문에 학교별 교장 재량껏 17시간을 넘겨 수업을 한다는 주장이다.
현실은 다르다. 대부분 초등학교는 17시간에 맞춰 수업을 계획할 수밖에 없다. 교과서 출판사가 17시간에 맞춰 SW 단원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교과 시간 내 17시간 이상 가르치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SW교육을 시행했거나 준비하는 국가는 최소 주당 1시간가량 수업 시간을 보장한다. 체계적 교육을 위해 안정적 수업 시간 확보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업시간이 적다고 SW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기우”라면서 “학생이 SW를 처음 접하는 단계에서 흥미를 갖고 동기부여를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업시간 확대는 당장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교육계는 수업시간 확대가 어렵다면 교사 역량 강화와 교육 프로그램, 인프라 지원 등을 강화해야한 요구한다. 수업시간 외 타교과 융합, 창의적 체험 활동에서 SW를 교육하기 위해 교사 전문성과 지도안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충청지역 한 초등학교 교사는 “주변 지역 교사와 함께 SW교육 교습안을 공유하지만 일부 관심 있는 교사에 한해 진행한다”면서 “SW교육을 접하기 어려운 지역 교사끼리 학습안을 공유하는 기회가 자주 마련돼야한다”고 말했다.
김갑수 서울교대 교수는 “SW교육이 의무화됐지만 초등학교 교사 임용고시에 SW관련 문제는 한 문제도 출제되지 않는다”면서 “교사가 SW를 기초소양으로 함양하고 심화 연수, 우수 교습안 공유 등으로 역량을 강화하는 프로그램과 지원을 계속해야한다”고 말했다.
김지선 SW 전문기자 riv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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