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회담을 하며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했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문서로 작성했다면 돈을 주고라도 보고 싶어 할 이야기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60일 만의 만남에도 어색함이 없었다. 서로를 향해 환한 웃음을 지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 말을 경청하면서 북한 경제 성장, 경제 잠재력, 경제 성공을 계속 언급했다. 이날 오전 트위터에 올린 '베트남의 길' 연장선상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 역시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환하게 웃으며 화답하는 모습도 보였다.
![[2차 북미정상회담]트럼프-김정은, 260일 만의 만남에도 친분 과시...경제 언급하며 '환한 웃음'](https://img.etnews.com/photonews/1902/1161696_20190227214148_895_0001.jpg)
양 정상은 27일 오후 6시 30분(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문을 열었다.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을 했던 두 정상이 얼굴을 다시 마주한 것은 260일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 전용차가 오후 6시 15분에 먼저 회담장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의 전용차는 5분 뒤인 오후 6시 20분 모습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검은색 수트에 흰 셔츠, 남색과 핑크색이 사선으로 새겨진 타이를 매고 나타났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검은색 인민복 차림이었다.
북미 정상은 서로를 반갑게 마주하며 힘차게 악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왼팔로 김 위원장을 살짝 안는 모습을 보이는 등 친근함을 과시했다.
두 정상은 회담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면서 다양한 표정을 보였다. '경제'를 언급하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통역하자 김 위원장은 환하게 웃었다.
김 위원장이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했던 시간”이라고 말하는 모습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귀를 기울이며 경청했다. 김 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모든 사람이 바라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하자 힘차게 악수하면서 두 손으로 김 위원장 손을 두드리는 등 격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베트남은 지구상에서 흔치 않게 번영하고 있다”면서 “북한도 비핵화한다면 매우 빨리 똑같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내 친구 김정은에게 있어서는 훌륭한 기회”라고 밝히기도 했다.
260일 만에 얼굴을 마주한 김 위원장에게도 경제를 계속 강조하며 비핵화에 따른 확실한 보상을 약속한 의미로 해석된다. 북미 관계 역시 한 때 총부리를 겨눴던 미국-베트남 관계처럼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베트남의 길'은 지난 1차 정상회담 이후 미국이 북한을 향해 벤치마킹 대상으로 거론해온 모델이다. 1970년 적대 관계를 청산한 베트남처럼 새로운 북미 관계와 경제 번영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 핵을 포기하는 '전략적 결단'을 요구한 것이다.
양 정상은 이어지는 만찬에서도 훈훈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친근감을 과시했다. 만찬은 1차 회담과 달리 원탁에서 진행됐다. 미국 성조기와 북한 인공기가 나란히 뒤에 위치했다. 만찬에는 미국에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대행이, 북한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배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사진 잘 찍어 달라. 제가 아는 제일 실력 좋은 사진작가 중 한 명”이라며 김 위원장에게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단독 회담 동안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도 “실제로 그랬다. 그 부분을 실제로 문서로 작성할 수 있다면 다들 아마 돈을 내고 보고 싶어할 것”이라고 웃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 아주 바쁜 일정이 될 것이다. 오늘 저녁은 간단히 진행할 예정”이라며 “내일 많은 이야기를 할 것이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아주 장기적으로 좋은 관계가 지속될 것이다. 우리는 아주 특별한 관계”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북미회담 외에는 공개일정을 소화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만났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