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도보팅 폐지, 전자투표제 도입 등으로 주주총회가 특정 날짜에 몰리는 것을 방지하려 했지만, 올해도 이른바 '슈퍼 주총데이'는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3월 마지막 주에는 전체 대상 기업 중 77%에 달하는 기업이 주총을 집중 개최한다. 슈퍼 주총데이를 막기 위한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법인 가운데 3월 첫째 주와 둘째 주에 정기 주총을 개최하는 곳은 6개사에 불과하다. 비율로 보면 0.27%에 그친다.
반면 3월 셋째 주와 넷째 주에는 정기 추종을 여는 기업이 밀집해 있다. 특히 마지막 주인 넷째 주에 집중도가 심화됐다. 마지막 주에 주총을 개최하는 기업은 800개 가까이 된다. 그 중에서도 마지막 날인 27일에는 가장 많은 기업이 몰렸다. 한국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오는 27일에 정기 주총을 열겠다고 밝힌 기업은 이미 200곳을 훌쩍 넘어섰다.
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는 올해 초 주총 분산 개최를 유도하기 위해 3월 22일, 28일, 29일을 주총 집중 예정일로 공지했다. 특정일에 주총 예정 기업이 코스피, 코스닥시장을 합쳐 210개를 넘거나 각 시장별 기준(코스피 80개, 코스닥 130개)을 초과할 때 주총 집중일로 지정한다. 집중일에 주총을 여는 상장사는 개최 사유를 공시해야 한다.
주총 집중일을 지정한 것은 지난해 '주주총회 분산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도입한데 따른 것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업에게는 △불성실공시 벌점 감경(2점 이내) △공시우수법인 평가 가점 △사외이사·감사위원회위원 미선임으로 인한 관리종목 지정예외 사유 고려 △예탁결제원 전자투표·전자위임장 수수료 감경 등의 인센티브를 준다.
기업들은 당초 집중 예정일로 지정한 3일 외에 다른 날짜를 선택하면서, 다른 날에 주총이 모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상장사협의회는 27일, 코스닥협회는 26일과 27일을 추가 주총 집중일로 지정했다.
한편 지난해는 3월 넷째주 금요일인 23일에 538개, 마지막주 금요일인 30일에 382개 기업 주총이 집중됐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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