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넥트(Disconnect)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독으로 사이버 세상 속에 고립되는 인간 삶을 그려낸 영화다. SNS가 사람과 사람을 밀접하게 엮여주는 거 같지만, 오히려 소통이 아닌 단절된 삶을 유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영화는 속 얘기를 마음 놓고 털어 놓을 친구가 없는 벤을 집중 조명한다. 그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음악에 빠져 산다. 제이슨은 벤을 골탕 먹이려는 의도로 제시카라는 SNS 아이디(ID)를 만들어 접근한다.
작전대로 둘은 사이버 공간에서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제이슨은 벤에게 친분(?)을 빌미로 나체 사진을 요구하고, 결국 이 사진은 순식간에 트위터를 통해 퍼져나간다. 치욕스러운 벤은 극단적 선택을 하고, 제이슨은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인다.
디스커넥트는 벤뿐만 아니라 불법 성인사이트에서 화상채팅에 빠진 가출청소년을 취재한 지방 방송국 기자(니나), SNS에서 만난 사람과 채팅을 하다가 피싱 사기에 걸려 모든 재산을 탕진한 부부(데릭, 신디)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다룬다. SNS에서 맺은 인연은 모두 비극을 맞는 스토리로 이어진다.
디스커넥트는 2012년 개봉한 영화지만, 오늘날 SNS 중독은 당시보다 더 심각하다. SNS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피해 사례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SNS가 심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미국에서는 SNS 사용 시간을 줄이면 오히려 외로움·우울증 증상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펜실베이니아대학 멜리사 헌트 박사 연구진은 대학생 143명을 대상으로 SNS 사용 시간과 우울증·외로운 등 증상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기존처럼 정해진 시간 없이 SNS를 이용하는 그룹과 페이스북·인스타그램·스냅챗 사용 시간을 각각 10분으로 제한하는 그룹으로 구분, 3주간 실험했다.
그 결과 기존보다 사용 시간을 줄인 그룹은 우울증 증상이 개선된 것으로 확인했다. 연구진은 SNS에서 남과 자신을 비교하는 행동이 줄어들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피츠버그대학 연구팀도 일주일에 58회 이상 SNS 접속하는 사람이 9번 미만 접속하는 사람보다 사회적 고립감을 3배 이상 느낀다고 밝혔다. 행복해하는 타인 모습을 보면서 자신과 비교하게 되고, 상대적 박탈감과 질투를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SNS에서 사용하는 단어로 우울증 발생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펜실베이니아대학·스토니브룩대학 공동 연구팀은 1175명의 페이스북 게시물 내용·게시 빈도 등을 분석했다. 이 중 우울증 진단을 받은 114명 참가자는 △'슬픔' 등 감정 표현 △'적개심' 등 대인 관계 표현 △'본인에 대한 선입견' 같은 인지 표현 등을 주로 사용했다. '나' 같은 1인칭 단어 사용 빈도도 높게 나타났다.
멜리사 헌트 박사는 “SNS 사용 시간을 하루 30분 정도로 조절하는 것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