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인재 경쟁은 총성 없는 전쟁을 방불케 한다. 중국이 2008년부터 적극적인 해외 인재영입정책을 펼쳐온 것에 대해 미국은 경계하고 있다. 중국은 천인계획으로 10년 간 7000명이 넘는 인재를 받아들였다. 대표 인물이 올해 1월 세계가전전시회(CES 2019)에서 세계 최초 폴더블 폰을 선보여 주목받은 로욜의 류즈홍 CEO다. 미국은 중국 천인계획이 미국 인재와 기술을 탈취한다 생각하고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우수한 인재는 국가와 산업발전의 핵심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애플의 스티브 잡스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의 아이디어가 국가 경제발전을 이끈다. 이러한 시대에 모든 국가가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우리나라 역시 4차 산업혁명 본격화에 따른 산업과 일자리 구조의 급격한 변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작년 11월, 제1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4차 산업혁명 대응 과학기술·ICT 인재성장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4대 과학기술원(KAIST, GIST, DGIST, UNIST) 등 이공계 대학의 연구·교육과정 혁신을 지원한다. 높은 디지털 리터러시(SW역량, 데이터분석 역량 등)와 융합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고 청년인재에 대한 실무·고급교육 및 재직자 전환교육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융·복합 신산업 출현과 함께 개방·협력의 필요성이 증대돼 해외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연구자 유입과 연구개발 협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우수한 한인 연구자가 해외에 많이 진출하였음에도 전략적으로 그들을 유치하거나 활용할 수 있는 통로가 매우 미흡했다. 또한 신산업분야 해외 연구자는 자국, 해외 간 임금차이와 자녀교육, 주거 문제 등 이유로 입국을 주저하는 상황이다. 해외 우수인재 유입이 어려운 상황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매년 주요국을 대상으로 측정하는 '해외 고급인재가 매력을 느끼는 정도'에서도 우리나라가 지속적으로 낮게 나타나 현재 우리나라 상황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타개하고 해외로부터 아이디어 유입과 기술교류·협력이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는 지난달 22일 제3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글로벌 과학기술 인력 유치 및 활용 방안'을 발표했다. 목표는 2022년까지 1000명의 해외 우수 연구자를 국내 산업계·학계·연구원으로 유치 및 초빙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국제연구인력교류사업(유치사업)의 인건비 지원 최대치를 연간 2억원 수준으로 증액하고 지원기간도 3년으로 확대한다. 즉, 해외 연구자가 우리나라로 올 때에 임금 삭감을 겪지 않으면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유치사업의 신규 선정과제 규모도 2.5배 이상 대폭 확대해 해외 우수 연구자가 국내로 들어올 수 있는 통로를 넓히며 신산업분야 연구자를 우선 선발해 4차 산업혁명 성장 밑거름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향후 국내외 연구자와 기업인 등 산·학·연 관계자가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과제를 도출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지속적으로 연구환경과 정주환경을 개선해나갈 것이다.
이번 방안이 계기가 되어 우리나라에도 제2의 마크 저커버그와 스티브 잡스가 탄생하고 전 세계 우수 인재가 모여들어 과거 한강의 기적과 중국의 도약에 버금가는 성공적인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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