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최종 제시한 국제녹지병원 개원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사실상 개원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개설시한에 맞춰 제주도가 입장표명을 예고하면서, 국내 첫 영리병원 허가를 받은 국제녹지병원이 큰 전환점을 맞을 전망이다.
제주도는 녹지그룹 측 병원 개설 시한 연장 요청에 대해 논의를 거쳐 4일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녹지그룹은 제주도가 제시한 이달 4일 개원 마감일에 대해 지난달 26일 도에 공문을 보내 연장을 요청했다. 병원 개설을 위해 의사를 채용한 후 의사면허증을 도에 제출하고, 환자 진료 준비를 마쳐야 하지만 별다른 움직임은 없다. 4일까지 병원 개원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녹지그룹는 도의 조건부 개설 허가에 대한 취소 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병원 개원 시한이 연장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녹지 측은 지난달 14일 외국인 관광객으로만 한정한 도의 조건부 개원 허가를 취소해 달라고 제주지법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도가 녹지 측 요청에 따라 병원 개원 시한을 일정 기간 연장해 주면 영리병원 개원을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이 '도가 영리병원을 측면 지원해주고 있다'고 반발 할 수 있다. 반대로 도가 병원의 개원 시한을 연장해 주지 않는다면 예정대로 도는 녹지국제병원의 의료사업 허가 취소 청문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도는 청문에 들어가게 되면 의료사업 취소와 관련해 청문위원회를 구성해 녹지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그 이후 10일 내 청문 결과에 대한 의견을 받아 의료기관사업 취소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한다.
도는 4일 이후 사업취소 청문 절차가 모두 끝나기까지 최장 한 달 남짓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녹지국제병원 의료사업 취소 청문이 진행되는 기간 녹지그룹이 청문 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소송을 법원에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본안 격인 조건부 개원 허가 취소 소송이 마무리되기 전 청문이 끝나고, 만약 의료사업이 취소되면 녹지 측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녹지 측이 병원 개원 시한 연장 요청과 함께 여러 의견을 제시해 왔다”면서 “이러한 녹지의 의견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