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 이후 최장기 국외 일정을 마치고 2일(현지시간) 전용열차편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김 위원장은 중국 내에서 별도 일정을 수행하지 않으면 4~5일께 북한 국경으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지속적으로 대외 발언을 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회담 결렬 직전에도 '비핵화 준비가 됐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런 의지 없다면 여기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하는 등 회담 성과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른바 '하노이 선언'이 무산된 후에는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1~2일 예정된 베트남 공식방문 일정만 소화했다. 그는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을 만나 “성심성의로 모든 것을 다 해서 보장해주신 데 대해서 정말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2차 북미정상회담 지원에 사의를 표했다. 경제와 과학기술, 국방 등 모든 분야에서 베트남과의 교류협력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북미 회담 결과와 관련해서는 공식발언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대외 메시지를 내지 않은 반면, 실무진은 미국의 협상 거부에 이해할 수 없다며 신경전을 펼쳤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1일 심야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전면적인 제재 해제가 아니고 일부 해제, 구체적으로는 유엔 제재 결의 11건 가운데 2016∼2017년 채택된 5건, 그 중에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하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비핵화로 제재를 전면 해제하려 했다는 트럼프 대통령 기자회견을 정면 반박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도 “영변을 다 내놓는다고 했다”고 거듭 확인했다.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왜 미국이 이런 거래 방식을 취하는지, 거래 계산법에 대해서 굉장히 의아함을 느끼고 계시고 생각이 좀 달라지신다는 느낌을 제 느낌에는 받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최 부상은 '미국 측 (요구가) 무리하다고 생각하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네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북한 측 주장에 미국이 반발하면서 북미 간 신경전이 지속됐다.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부상 심야 기자회견과 관련해 “북한이 영변 핵 시설 폐기에 대한 상응 조치로 요구한 것은 무기에 대한 제재를 제외한 사실상 모든 제재에 대한 해제였다”며 북한의 '일부 해제 요구' 주장을 '말장난'으로 규정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그들이 (영변 핵시설을) 내놓으려고 준비한 것의 전체 범위에 관해 여전히 전적으로 명확하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