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금융감독관리위원회가 4일 '증권형 토큰 발행(STO)' 규정 초안을 공개했다.
해당 초안을 기초로 STO 제도를 시범 운영한 후 6월 증권형 토큰을 통한 민간 자금 조달을 전격 허용할 방침이다.
증권형 토큰이란 특정 자산을 디지털 토큰 형태로 변환한 것을 말한다.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 전통 금융상품과 유사한 성격을 띤다.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기존 암호화폐와 달리 자본시장법의 적용을 받는 '제도권 토큰'이다.
STO가 허용되면 현지 기업들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토큰을 발행해 투자 유치에 나설 수 있다. 타이완 금감회가 발표한 STO 규정 초안은 자금 조달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할 예정이다.
소액은 증권 신고 면제 대상으로 분류된다. 동시에 기존 크라우드펀딩 관련법의 보호를 받는다. 타이완 금융 당국은 현재 프로젝트 당 연간 최대 3000만 타이완달러 규모 크라우드펀딩을 허용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는 한 번에 최대 5만 타이완달러를 크라우드펀딩에 투자할 수 있다. 동시에 일정 규모 이상 STO에 대해서는 해외 금융 선진국의 정책 및 규제를 참고해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할 방침이다. 규제 샌드박스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될 때 일정 기간 동안 기존 규제를 유예시켜주는 제도다.
중소기업의 원활한 투자 유치를 위해 우선적으로 STO를 허용하고 향후 이에 따른 효과 및 부작용을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현지 미디어에 따르면 STO와 관련된 명확한 자금 조달 금액 기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타이완 금감회는 해당 초안을 기반으로 오는 4월 말 업계 의견의 수렴한 뒤, 6월 말까지 정식 STO 발행 규정 및 규제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구리슝 금감회 위원은 현지 미디어 인터뷰에서 “미국의 증권법을 기초로 타이완 자본 유통 시장에 적합한 STO 제도를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이완은 STO 관련 논의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국가 중 하나다. 지난해 12월 쉬위런 타이완 국민당 의원은 국회 재정위원회에 참석해 “젊은이들은 주식에 큰 관심이 없다”며 “STO 허용은 향후 5~10년 타이완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