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중국 배터리 업체 암페렉스테크놀로지(ATL)를 상대로 미국에서 제기한 특허 소송에 합의했다. LG화학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관련 특허권을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ATL과 SRS 특허권 관련 합의를 마치고 미국에서 ATL을 상대로 진행하고 있던 특허 침해 소송을 취하했다.
LG화학은 지난 2017년 10월 미국 미시간주 동부 연방지방법원에 ATL이 자사 SRS 관련 미국 특허 3건(7662517, 7638241, 7709152)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동시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도 ATL을 비롯해 중국 드론업체 DJI,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를 상대로 제품 수입 금지 가처분 신청을 동시에 제기했다. LG화학 특허를 침해한 분리막이 사용된 배터리와 이를 탑재한 드론, 헤드폰, 스마트폰 등 완제품을 판매하지 못하게 막는 조치다.
이차전지 4대 소재 가운데 하나인 분리막은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 들어가 양·음극이 직접 접촉해서 발생하는 단락 현상을 막는 역할을 한다. SRS는 2004년 LG화학이 독자 개발한 배터리 안전성 강화 기술이다. 분리막 원단에 세라믹을 코팅해서 열적·기계적 강도를 높여 내부 단락을 방지한다.
LG화학은 SRS 기술에 대해 2007년 한국을 시작으로 2010년 미국, 2012년 중국, 2014년 유럽과 일본 등에서 특허 등록을 마쳤다. 2014년 일본 우베막셀, 2015년에는 중국 시니어와 SRS 관련 특허에 대한 유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합의로 ATL과도 유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관계자는 “구체적인 조건에 관해서는 공개할 수 없지만 ATL과 분리막 관련 소송에 합의한 것은 맞다”면서 “앞으로도 당사 기술의 무단 사용 및 특허 침해에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애플 아이폰 배터리 공급사로 유명한 ATL은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2005년에 일본 전자부품 업체 TDK에 인수됐다. 전기차 배터리 부문을 분사한 컨템포러리암페렉스테크놀로지(CATL)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