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강상구 메디사피엔스 대표 "의료AI 성공, 비즈니스 모델에 달렸다"

바이오 시장에 인공지능(AI)은 열풍을 넘어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했다. 정보통신(IT) 기업뿐만 아니라 전통 바이오 기업까지 AI 전문기업을 표방하면서 기술력 있는 회사를 선별하는 것도 과제다.

강상구 메디사피엔스 대표
강상구 메디사피엔스 대표

강상구 메디사피엔스 대표는 경쟁력 있는 헬스케어 AI 기업을 가려내는 것은 비즈니스 모델에 있다고 강조한다. 딥러닝, 머신러닝 알고리즘 개발은 어렵지 않지만 시장에서 통할 만한 기술인지는 기업마다 격차가 크다.

강 대표는 “의료정보를 활용해 질병 진단을 지원하거나 의약품 개발을 지원하는 다양한 AI 솔루션이 시장에 나온다”면서 “기업 경쟁력은 얼마나 오랫동안 AI를 연구했는지, 고난이도 알고리즘을 보유하는지가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이 명확한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서울대 제어계측학과 졸업 후 미국 듀크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다. 도시바, 3M, 디엔에이링크 등 IT와 바이오산업을 모두 경험했다. 그가 맡은 역할은 주로 마케팅과 제품·경영 전략 수립, 사업 발굴 등이다. 기술이 아닌 비즈니스에 일찍 눈을 뜬 것도 이 때문이다.

2016년 유전체 분석업체 디엔에이링크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끝으로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바이오헬스케어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는 목표였다.

강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면서 향후 바이오인포메틱스 시장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면서 “다만 바이오 역량을 충분히 확보해 IT에 매몰되지 않는 균형 잡힌 조직 구조를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고 말했다.

유전자 정보 등 다양한 바이오 데이터를 활용해 질병을 예측하거나 신약개발을 지원하는 바이오인포메틱스 시장은 바이오산업에서 가장 뜨거운 영역이다. 세계 바이오인포메틱스 시장은 2017년 기준 7억2000만달러(약 8100억원)에서 2023년 18억9000만달러(약 2조1194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연평균 18% 성장률로, 바이오산업에서 가장 가파르다.

메디사피엔스는 창업 4년차를 맞아 수익을 창출하는데 전력을 기울인다. 기대를 거는 것은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과 진행하는 AI 프로젝트다. 서울대병원과는 2017년부터 간질, 유전당뇨, 근무력증후군 등 희귀질환 돌연변이 유무를 AI로 확인하는 과제를 진행 중이다. 서울아산병원과 진행한 의료영상정보를 분석해 심혈관질환을 판독하는 AI 프로젝트도 하반기 완료한다.

유전체 정보 기반으로 두 프로젝트 모두 올해 연구개발(R&D)을 마치고 상업화 단계에 이른다. 상업화의 끝은 제품 출시가 아니라 매출에 있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병원에 공급하는데 머무르는 게 아니라 핵심기술을 미용, 반려동물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한다.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가 이유다.

강 대표는 “심혈관질환 판독지원 솔루션은 혈관이 막히거나 좁은 것을 찾아내는 게 핵심인데, 미용 분야에 접목하면 주름을 예측하거나 개선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면서 “기존 의료AI 솔루션을 의료기기로 그치지 않고 다양한 영역에 접목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