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책임리더' 직급을 신설하고 본사와 계열사에서 68명을 선임했다고 10일 밝혔다.
책임리더는 리더와 대표급(C-레벨) 사이에 신설되는 중간 관리자급 직책이다. 비등기 임원 직위다. 책임리더는 해마다 계약을 갱신하고, 보유 주식 공시 의무도 갖는다.
네이버는 2017년 1월 상법상의 필수 임원인 등기이사와 사외이사 7명을 제외한 임원 직급을 폐지했다.
당시 네이버는 “빠르고 수평 문화를 지향하는 데 공식 직함이 소통에 걸림돌이 된다는 판단 아래 능력 중심 업무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명목을 내세웠다. 비등기 임원 30여명 모두 임원직에서 물러나 정규 직원으로 직급이 바뀌었다.
이후 네이버는 각 업무를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직원에게 '리더'라는 지위를 부여했다.
네이버는 최근 회사가 동영상과 핀테크, 상거래, 로보틱스 등으로 사업을 다방면으로 확장하고 직원 숫자도 늘어나는 등 회사 덩치가 커지면서 임원급 중간 관리자 제도 부활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사업 부문 독립성을 인정해주고 향후 분사까지 염두에 둔 CIC(Company in Company·사내독립기업)가 점점 늘면서 책임리더 직급을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네이버 관계자는 “CIC 대표를 보좌할 중간 관리자급 직책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었다”면서 “지속 성장을 위해선 사업을 이끌어 나갈 창업가형 리더가 발굴될 수 있는 제도와 문화가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에는 검색·인공지능(AI)과 사용자생산콘텐츠(UGC) 등 총 7개 CIC가 있다.
책임리더는 성과를 낼 경우 CIC(사내독립기업) 대표가 되고 별도 법인으로 분사를 시도할 수 있다. 책임리더가 CIC 대표 전 단계인 셈이다.
네이버는 이와 함께 임원과 주요 직원 637명에게 총 83만7000주 스톡옵션을 부여하기로 했다. 한성숙 대표와 최인혁 COO에게 각각 2만주와 1만주, 나머지 635명에게 80만7000주를 나눠준다.
이 스톡옵션은 3년이 지난 후 시점부터 10일 연속으로 지난달 27일 기준 주가(12만8900원)의 약 1.5배인 19만2000원을 기록한 경우 행사할 수 있다.
회사 측은 “파운더십(창업가 정신)이 있는 리더에게는 확실한 도전의식을 갖게 해주는 인센티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2년 이상 근속한 2833명에게는 총 42만6000주 스톡옵션을 부여한다. 네이버는 임직원 보상 계획을 오는 22일 주주총회에서 안건으로 상정한다.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