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타2' 커스텀 모드 '오토체스'가 새로운 게임시장을 열고 있다. 도타2는 모드 인기에 힘입어 PC방 순위가 수직 상승했다. 국내외 게임업계와 이용자에게 화제다. 라인게임즈가 오토체스 개발사와 사전 협의에 들어가면서 업계가 주시하고 있다. '배틀로얄' 게임에 이어 새로운 인기 장르 태동에 촉각을 바짝 세웠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오토체스가 한국에 상륙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오토체스는 공성전게임(AOS) 도타2 모드(이용자 변형 커스텀 게임)다. 개발사가 만든 게임을 토대로 이용자가 만든 룰과 맵에서 새로운 콘텐츠를 즐긴다.
오토체스는 매 라운드 임의로 등장하는 도타2 영웅을 조합, 합성, 배치해 파티를 만들어 몬스터와 상대 이용자를 무찌르는 콘텐츠다. 전략 수립 재미와 상황 판단이 주는 쾌감이 흥행 비결이다. 인디게임 개발사 중국 '거조다다 스튜디오' 5명이 제작했다.
오토체스 인기에 힘입어 도타2가 한국 시장에서 중흥을 맞고 있다. 도타2는 2018년 기준 e스포츠 상금 랭킹 톱10을 모두 배출할 정도로 인기 있는 게임이지만 유독 한국에서는 '리그오브레전드'에 밀려 힘을 쓰지 못했다. 2013년 넥슨이 국내 정식 서비스했지만 동종장르 경쟁자인 리그오브레전드를 넘지 못하고 서비스 2년 만에 국내에서 철수했다.
그랬던 도타2가 오토체스 인기에 힘입어 PC방 점유율이 크게 늘었다. PC방 솔루션 더 로그에 따르면 지난주 대비 종합순위가 9단계 올랐다. PC방 사용시간은 2배 이상 늘었다. 평균 플레이타임은 105분으로 리그오브레전드 93분, 배틀그라운드 77분을 넘어섰다. 한국 내 인기에 거조다다는 한국어화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스팀에서는 배틀그라운드에게 빼앗겼던 동시접속자 1위를 탈환했다. 인기척도인 트위치에서도 도타2 오토체스 모드 방송이 다수 운영 중이다.
게임업계는 새로운 인기 장르 태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와 같은 AOS, '배틀그라운드' '에이펙스레전드' '포트나이트'가 삼파전을 벌이고 있는 배틀로얄 장르가 오토체스와 같은 커스텀모드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다.
리그오브레전드 원류는 스타크래프트 유즈맵세팅 '아이온 오브 스트라이프(AOS)'다. 워크래프트3 유즈맵세팅 '디펜스 오브 디 에이션드(DOTA)'로 발전했다. AOS, DOTA라는 명칭도 여기서 유래했다. RTS 본체에서 복잡함을 빼고 액션을 넣어 성공했다. 시대를 풍미하고 있는 배틀로얄 장르도 H1Z1 모드에서 출발했다. '플레이어스언노운'은 H1Z1 모더이자 배틀그라운드 디렉터 브랜든 그린의 아이디다.
라인게임즈는 발빠르게 오토체스 국내 상표권을 국문과 영문으로 출원 신청했다. 신청 전 부터 거조다다 스튜디오와 접촉해 이야기를 나누며 협업 가능성을 열었다. 2017년 출범 후 정비를 마치고 올해 본격적으로 퍼블리싱 사업을 전개하는 라인게임즈에게 강력한 지식재산권(IP)을 추가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라인게임즈 관계자는 “상표권 출원 신청은 자사에서 진행한 것이 맞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협업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전에 거조다다와 협의과정을 거쳤다”며 “협업이 잘 되지 않으면 모든 권한을 이전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