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7년차인 지난해 양국간 교역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으로의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고 미국산 원유 수입이 증가하며 대미 수입액도 높아졌다. 다만 자동차와 무선통신기기 등 우리나라 주력 품목 수출은 감소했고 무역수지도 3년 연속 쪼그라들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한미 FTA 교역 동향' 자료에서 지난해 우리나라와 미국 간 교역이 1316억달러로 전년 대비 10.3%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미 교역액은 우리나라 총교역 11.5%를 차지했다. 미국은 지난해 교역액 2686억달러를 기록한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 제2위 교역 대상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은 727억달러로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대세계 수출 증가율(5.4%)보다 0.6%포인트(P) 높았다. 반도체 수출액이 33억7700만달러로 전년대비 90.6% 증가하며 수출 확대를 견인했다. 이어 석유제품(15.7%), 건설기계(32.4%)도 수출 증가에 기여했다.
하지만 대미 수출 주력 품목인 자동차와 무선통신기기 등은 성장세가 꺾였다. 자동차는 지난해 대미 수출액 136억35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146억5100만달러)보다 6.9% 감소했다. 대미 자동차 수출은 2015년 175억6000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줄었다. 무선통신기기도 지난해 수출액 58억1100만달러로 전년(61억9200만달러)보다 6.2% 감소하며, 2012년(57억1000만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대미 수입은 589억달러로 전년대비 16.2% 증가했다. 한미 FTA가 발효된 이후 역대 최대치다.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로 원유(520.1%), LPG(50.3%), 천연가스(179.2%) 등 에너지 품목 수입이 전년 대비 대폭 늘었다.
산업부는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미 교역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무역수지 흑자는 2015년 258억달러를 기록한 뒤 지난해 138억달러까지 지속 감소하며 과제로 남았다. 정부는 에너지선 다변화로 수입이 늘었기 때문에 나쁘게만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미 FTA 이후 수출도 증가했지만 에너지선 다변화로 인한 수입이 더 늘었다”며 “다만 미국이 2015년부터 원유 수출을 허용하면서 중동산보다 싼 세일가스 등 수입이 늘었기 때문에 수입 증가가 나쁘다고만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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