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라이즌이 다음 달 11일 시카고와 미니애폴리스에서 첫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5G 네트워크를 이용하고, 요금제를 갖추고, 단말기를 구비해서 개인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다. 다만 버라이즌 5G 서비스는 5G 전용 요금제도 아니고 5G 전용 단말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할 때 '불완전' 5G서비스라 할 수 있다.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추진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선 반가울 리 없는 소식이다. 당초 이달로 예정된 세계 최초의 5G 상용화는 다음 달로 미뤄졌다. 5G 전용 요금제 인가 신청이 반려됐고, 5G 전용 단말기 출시 시기가 늦어져 상용화 시기를 늦출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러나 정부가 이달 중에 5G 전용 요금제를 인가하고 삼성전자가 다음 달 초 5G 전용 스마트폰을 출시하면 버라이즌에 앞서 세계 최초의 5G 상용화라는 타이틀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초 상용화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회의론도 적지 않지만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역량 재확인은 물론 국가 브랜드력 제고, 5G 시장 선점 등 기대 효과도 상당하다.
세계 최초 못지않게 중요한 건 완전한 5G 서비스다. 이통사가 5G망을 구축하고 있지만 다음 달 5G 상용화를 선언하더라도 대도시 중심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5G 커버리지는 제한적이고, 5G 단말 구매도 여의치 않고, 5G 전용 서비스라고 내세울 게 없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선언하더라도 국민이 체감하는 정도가 낮다면 공허한 외침에 그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되면 정부는 물론 이통사, 제조사 모두 국민으로부터 신뢰 상실과 함께 따가운 비판도 감수해야 한다.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에 집착해 불완전한 5G 상용화를 서두르는 것보다 완벽한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고 했다. 멀리 가려면 천천히 가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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