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신학철 부회장 체제로 바뀐다. 15일 주주총회를 열고 신학철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이후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한다. '신학철호'의 정식 출범이다. 신 부회장은 영입 당시부터 화제였다. 지난해 11일 신임 대표직을 수락한 신 부회장은 외부에서 처음으로 스카웃된 최고경영자(CEO)다. LG화학이 1947년에 창업했으니 70여년 만이다. 안팎으로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신 부회장도 입지전적 인물이다. 1984년 3M한국지사 평사원으로 입사한 이후 한국인 최초로 해외 사업을 이끌며 수석 부회장까지 오른 '해외통'이다.
LG화학이 신 부회장을 영입한 배경은 명확하다.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내부보다는 외부 인물이 적합하다고 본 것이다. 그만큼 LG화학을 둘러싼 환경이 녹록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신 부회장은 1월부터 업무를 시작했지만 아직 경영 색깔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정중동' 행보를 보이면서 면밀하게 사업 내용을 분석했을 가능성이 짙다.
신 부회장 앞에 놓인 과제는 세 가지다. 먼저 다소 정체된 기초소재 분야는 기술과 시장 양쪽 모두 혁신이 필요하다. 고부가 가치쪽으로 사업 비중을 확대하면서 새 시장을 개척하는 한편 원가 경쟁력도 높여야 한다. 특히 기초소재 부문은 석유화학 업황이 내리막 추세이고 미-중 무역 분쟁 여파로 수요도 주춤거리며 기로에 서 있다.
두 번째는 전기차와 배터리 사업을 확실한 성장 동력으로 만들어야 한다. 전기차 배터리는 20년 이상 투자했지만 이제 흑자가 났다. 엄청난 규모의 투자와 비교하면 과실을 충분히 챙기지 못한 상황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확실하게 반전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먹거리로 육성하는 전자소재 분야를 연착륙시킬 필요가 있다. 전자소재는 지난해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확실히 궤도에 올려놔야 한다.
LG화학은 올해 매출 목표가 32조원이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보다 13.5% 높여 잡았다. 그만큼 신 부회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어깨가 무겁다. 대표 혁신 기업인 '3M'처럼 과감한 혁신으로 LG화학을 탈바꿈시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