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집단 사외이사 3명 중 1명은 관료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사외이사 후보 추천자 230명 중 관료 출신이 35.7%에 달할 정도로 관료 출신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판·검사로 대변되는 법조계 출신이 32%로 가장 높았고, 국세청 관세청 등 세무 관료 출신도 15%에 육박했다.
20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60개 대기업집단 중 상장사가 있는 57개 대기업 집단 계열 상장사 267곳의 사외이사 859명의 출신 이력을 조사한 결과 37.4%(321명)가 관료 출신이었다.
그룹별 관료출신 사외이사 비중은 영풍이 64.3%로 가장 높았고, DB와 두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11개 그룹도 50%를 넘었다. 반면 한국투자금융과 하이트진로, 한국타이어는 관료 출신 사외이사가 한 명도 없었다.
학계 출신은 32.8%(282명)로 두 번째로 높았고, 재계 출신도 17.9%(154명)로 두 자릿수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언론 3.1%(27명) △법조 2.9%(25명) △공공기관 2.1%(18명) △정계 0.2%(2명) △기타 0.9%(8명) 순이었다.
관료 출신 중에는 판·검사(법조) 출신이 31.8%(102명)로 가장 많았고, 국세청 관세청 등 세무 관료 출신도 14.6%(47명)에 달했다. 이어 청와대 8.7%(28명), 금융감독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8.4%(27명), 공정거래위원회 7.8%(25명) 순이었다.
주총에서 선임됐거나 선임될 신규 사외이사 후보 230명 중에서도 관료 출신 비중이 35.7%(82명)로 가장 높았고, 이어 학계 32.2%(74명), 재계 20.0%(46명) 순이었다.
그룹별 관료 출신 비중은 영풍이 64.3%(9명)로 가장 높았고, DB 58.3%(7명), 두산 57.1%(12명), 신세계 56.5%(13명), 현대백화점 56.5%(13명), GS 52.6%(10명), 하림 52.4%(11명), 롯데 52.3%(23명), CJ 51.9%(14명), 유진 50.0%(5명), 현대중공업 50.0%(8명), 한진 50.0%(9명) 등도 사외이사 절반 이상을 관료 출신으로 꾸렸다.
대기업집단 중에서 관료 출신 사외이사가 단 한 명도 없는 곳은 한국투자금융과 하이트진로, 한국타이어 등 세 곳이었다. KT&G·태광·아모레퍼시픽은 11.1%(1명)였고, LG 14.3%(6명), 한라 15.4%(2명), 농협 15.8%(3명), 한진중공업 16.7%(1명) 등도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사외이사 중에는 '회전문 인사'도 눈에 띈다. 이번 2019년 주총에서 신규 선임되는 사외이사 후보 중 전임자와 같은 관료 출신은 총 40명이었다.
CJ그룹 계열에서만 총 6개 계열사(CJ, Cj ENM, CJ제일제당, CJ프레시웨이, CJ헬로)에 6명의 관료 출신 회전문 인사가 발견됐으며, 신세계(신세계, 신세계I&C,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푸드, 이마트 등 5곳)와 두산(두산, 두산밥캣, 두산중공업, 오리콤 등 4곳)은 각 5명이었다.
이번 조사는 2019년 주총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는 조사에서 제외했으며, 주총 안건으로 올라간 신규 사외이사 후보는 포함했다. 사외이사 주주제안이 있는 기업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후보를 유효 인원에 포함시켰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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