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스마트시티를 놓고 고민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인 듯하다. 그만큼 국정 과제로 4차 산업혁명의 기술 측면뿐만 아니라 세계를 선도하는 수출 품목으로써의 기업 차원, 더 나아가 도시 문제 해결과 고용 창출 등 시민 주도 프로젝트로 스마트시티를 보는 것 같다. 스마트시티 대상인 도시 문제는 지역은 물론 사회, 경제, 공간 등 환경 조건에 따라 접근법과 해결 방안도 매우 다양하다. 해결을 위해 우리가 선택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 테스트베드 또는 실증 사업이다. 원래 위키 백과에서 정의하는 테스트베드는 과학 이론과 신기술에 대해 엄격하고 투명하며 재현 가능한 테스트를 수행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연구와 신제품 개발 플랫폼 및 환경을 기술하기 위한 수많은 원리를 따르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의 현장 경험으로는 대체로 기술 주도, 기업 주도, 소비자 주도 등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기술 주도 테스트베드는 기술 실증 중심, 즉 연구기관 등 전문가 중심 수요 발굴로 사업화 등 기술 현장 적용을 강화하는 것이다. 소비자인 시민은 수동 참여를 한다. 둘째 기업이나 신제품 주도 테스트베드는 시장 검증 중심, 즉 신제품·서비스 창출 등 시장 주도형 수요 발굴과 사업 주도 기술 실증이다. 시민은 체험 등으로 참여한다. 셋째 소비자 주도 테스트베드는 현안 해결을 위해 기술·기업보다 현장 중심 활용 등 적극 생산자로서 시민 역할을 강조한다. 사회 문제 해결 등 시민 중심의 리빙 랩 중심으로 한다.
필자가 참여해서 경험한 2009년 제주 스마트 그리드 실증 사업과 2016년 고양 스마트시티 실증 사업은 소비자이면서 생산자인 시민의 참여와 관련해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국가 차원의 실증을 고려하더라도 지역 차원의 문제 해결 의식과 참여자로서 시민결정권을 더욱 강화해야 했다. 실증 사업 후 최소 2~3년 동안 성과가 지속돼 시장 경제와 접목돼 참여 기업의 수익, 비즈니스 창출 등을 고려해야 한다. 제주 실증 사업의 경우 중앙정부의 정책 변화 차원에서 신재생에너지 및 전기자동차 등 녹색섬(CFI) 2030 정책 연계가 있었다. 고양 사업의 경우도 스마트쓰레기통의 세계 진출, 미세먼지 등 시민 환경 의식 고취 등이 있었지만 리빙랩형 테스트베드, 즉 지역문제-시민-경제-기술로 이어지는 실증 사업의 선순환 구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스마트시티 서비스는 이용하는 시민 입장에서는 돈을 지불하는 비용, 제공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을 내야 하는 구조다. 최소 비용과 최대 수익은 결국 시장에서 결정된다. 이는 전문 기술보다 현안 해결, 생활 편리성 등 시민 삶의 질 향상과 연결된 것이다. 즉 시민은 원하는 서비스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것이다.
스마트시티 정의가 200여개 존재하는 것은 스마트시티의 다양성, 지역성, 복잡성을 표현한다. 혹시 문 대통령 관심 사항이라 해서 기간과 성과에 급한 나머지 지속 목표보다 예산 집행 실적이나 민원 최소화 차원은 아니라는 것이다. 규제 프리존 또한 생산자 간 논란과 타협보다 소비자이자 생산자인 시민이 주도하는 결정권을 기대해 본다. '우문현답'(우리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과 소비자 주권을 다시 생각하면서 지역의 많은 산·학·연 주체가 준비하는 스마트시티챌린지 사업에서 지금까지와 다른 지역 문제, 시민, 기업, 지속성 등 다양성을 기대한다.
김인환 디코리아재단 사무총장 inhwan33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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