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물량·금액 5개월만에 동반하락…교역조건 15개월 악화일로

한국 경제 교역조건이 15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반도체, 석유제품 등 주력 품목이 부진으로 수출 물량과 금액 모두 줄어든 탓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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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9년 2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1년 전보다 3.3% 떨어진 127.76을 나타냈다.

지난해 9월(-4.9%) 이후 처음으로 수출물량지수가 하락했다.

전기 및 전자기기(-8.7%), 석탄 및 석유제품(-12.0%)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도체가 포함된 집적회로 수출물량은 3.0% 증가했으나 휴대폰 부품,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등이 음의 값으로 들어섰다.

수출금액지수도 9.5% 하락한 108.62였다. 3개월 연속 하향곡선을 그렸다. 하락률은 2016년 4월(-13.4%) 이후 가장 컸다.

전기 및 전자기기가 20.0%, 석탄 및 석유제품도 13.9% 떨어졌다. 집적회로 수출 금액 하락률은 2012년 7월(-28.8%) 이후 최대치인 〃24.3%를 나타냈다.

전체 수출물량과 수출 금액이 동반 하락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한은 관계자는 “작년 4분기 대비 올해 1월, 2월 수출이 둔화됐다”이라면서도 “설 명절 등 계절적 요인을 고려하면 앞으로 추세가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입물량지수는 114.54로 9.7% 하락했다. 일반 기계 수입물량이 37.5%, 전기 및 전자기기가 8.4% 각각 줄었다.

수입금액지수는 일반 기계(-37.9%), 광산품(-4.4%) 등이 내린 여파로 11.9% 떨어진 104.27에 그쳤다. 수출이 타격을 받으며 상품 1단위 수출 대금으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은 줄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2010=100)는 93.40으로 전년 동월 대비 4.1% 하락했다. 2017년 12월부터 줄곧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수출 가격이 수입가격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이 하락하고 있다는 의미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