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지식재산 생태계 혁신한다...특허청, 4대 IP 생태계 혁신 전략 마련

지식재산(IP)은 혁신 기술과 아이디어를 상용화 해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도구로 혁신 생태계를 조성할 초석이다. 특허를 보유한 스타트업의 매출과 고용이 탁월하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스타트업 성장을 위해서도 IP 확보는 필수다. 하지만 국내 IP 산업 환경은 녹록치 않다. 세계 4위 특허출원 강국이지만 지식재산 심사 품질과 보호 수준이 낮아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IP 거래시장을 위축 시키고 산업 활용을 가로막아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특허청은 국가 미래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식재산생태계 혁신전략을 수립했다. IP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특허청은 27일 조선호텔에서 개최된 제1회 지식재산전략협의회에서 국가 혁신성장을 위한 지식재산 생태계 혁신전략을 발표 했다.
특허청은 27일 조선호텔에서 개최된 제1회 지식재산전략협의회에서 국가 혁신성장을 위한 지식재산 생태계 혁신전략을 발표 했다.

특허청이 27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제1회 지식재산 전략협의회를 열고 '국가 혁신성장을 위한 지식재산 생태계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미래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지식재산 생태계 혁신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지식재산 전략협의회는 특허청과 공학한림원이 IP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나가기 위한 국가·기업 전략을 논의하는 기구다.

특허청은 이 자리에서 국내 IP 생태계 환경을 진단하고 문제점 해결을 위한 △지식재산 기반 산업〃 기술 경쟁력 강화 △지식재산 행정 고도화로 지식재산 가치 제고 △지식재산 시장 활성화로 지식재산 활용 확산 △지식재산 통상전략을 통한 글로벌 시장 개척 등 4대 혁신전략을 제시했다.

◇특허 빅데이터 기반 미래산업 경쟁력 확보

특허청은 우선 4억여건의 특허 빅데이터를 분석해 산업 분야별 미래를 예측하고 선도 전략을 제시하기 위한 '특허 빅데이터 기반 미래 산업 경쟁력 확보 전략'을 수립하기로 했다. 특허 빅데이터에는 기술뿐만 아니라 산업 및 시장 트렌드와 산·학·연 활동 정보까지 담는다.

미국과 일본 등은 신산업 분야 특허 빅데이터를 분석해 산업 경쟁력 진단과 시장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빅데이터 활용이 부족한 실정이다. 전문가 주관에 기초한 정성 평가로 산업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에 특허청은 산업별 시장을 조사하고 특허 빅데이터를 활용해 유망 기술을 도출한다. 이를 토대로 정부 및 민간의 연구개발(R&D) 전략, 인력양성, 규제완화 등 산업육성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최근 시범사업으로 디스플레이 산업에 특허 빅데이터 분석을 시행한 결과 기업과 R&D 관련 부처에서 그 효용성을 인정해 2023년까지 38개 산업 분야에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유망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이 IP를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모태펀드에 민간 자금을 더해 오는 2023년까지 총 1조1000억원 규모 중소·벤처기업 투자 펀드를 조성한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우수한 기술력과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스타트업을 매년 10개씩 선정해 집중 지원하는 '스타트업 IP 빅뱅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20만원인 특허 우선 심사 신청료를 6만원으로 70% 감면하고, 중소기업 특허비용 부담 완화를 위한 세제개선도 추진할 예정이다.

◇IP 심사품질 높이고 보호 강화

특허심사 투입시간을 적정화하고, 심사 방식을 혁신해 고품질 지식재산 심사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도 추진한다.

국내 특허심사 처리기간은 10개월 정도로 세계 수준과 유사하다. 하지만 특허심사 1건당 투입시간은 11.9시간으로 타국에 비해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미국은 25.3시간, 유럽은 35.1시간이다. 중국도 26.3시간으로 우리보다 2배 이상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특허심사 시간 부족은 심사품질과 밀접하다.

특허청은 심사관을 단계적으로 증원해 오는 2023년까지 1건당 투입시간을 20시간으로 늘릴 계획이다. 특허 심사 처리기간도 수요자 요구에 맞게 탄력 운영하기로 했다. 출원인 대상 설문조사와 인터뷰 등으로 사회 요구에 부합하는 심사처리 기간과 품질 목표를 설정해 나갈 예정이다.

대면심사를 활성화하고 산업계와 심사관 미팅을 정례화 하는 등 출원인과 심사관간 소통을 강화한다. 또 토론형 공동심사 방식을 도입하고 AI 기반 심사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근무 방식에도 혁신을 꾀한다.

지식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를 정비하고 집행력도 높일 계획이다. 아이디어 탈취에 대한 정부 시정권고 집행력을 강화하기 위해 특허청 소속 특별사법경찰의 수사 범위를 상표권에서 특허·디자인·영업비밀로 확대한데 이어 시정명령 불이행 죄 도입과 IP 침해자 이익 전액을 손해로 간주해 비용 입증 책임을 침해자에게 전환하는 특허법 개정을 추진한다.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지식재산 침해 시에는 3배를 징벌 배상 하도록 한 제도를 특허법에 이어 상표법과 디자인보호법에도 확대 적용한다.

이밖에 빅데이터 보호 강화, 증강·가상현실 디자인 보호, 3D 프린팅 데이터 무단전송 방지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IP제도 개선도 추진할 방침이다.

◇IP 거래·금융 확대

정체된 IP 거래 시장 활성화를 추진한다. 국내 기업 IP 구매 비율이 낮아 혁신 활동이 미흡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민·관 공동 IP 거래 플랫폼을 구축해 운영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의 특허를 포함한 외부지식 구매 비율은 2015년 기준 4.9%로, 29% 수준인 일본에 비해 크게 못 미친다. 이에 특허청은 한국발명진흥회에 IP 거래 혁신본부를 설립하고 역량 있는 민간거래기관을 선정해 공공 브랜드 사용을 허가하는 등 거래수요 발굴과 제공에 이르는 거래 전 과정을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해외기술이전로드쇼와 한·아세안 IP 페어 등을 개최해 국내 우수 IP 해외 라이선스 판매를 확대하고, 4500억원 규모인 IP 금융시장도 2조9000원 규모로 확대한다. IP 담보 대출을 전 은행권으로 확산하고, 채무 불이행 시 담보 지식재산을 매입해 수익화 하는 회수전문기구도 신설할 방침이다.

무형자산의 담보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와 협력해 채권, 지식재산권, 기타 동산 등 기업 자산을 일체로 묶어 제공하는 일괄 담보제 도입을 추진한다.

또 IP 금융의 기반이 되는 IP 가치평가 비용 지원을 연간 1000건에서 3000건으로 늘리고, 지원 대상도 국내 등록 특허에서 출원 특허와 해외특허로 확대할 계획이다.

민간 IP 서비스 시장은 1조7000억원에서 3조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신규 서비스 개발과 투자를 지원하는 인큐베이팅 사업을 추진하고, 해외 시장 개척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형 IP 시스템 수출

국내 기업이 해외 특허를 원활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IP 심사 방식·체계, IP 제도, IP 정보 시스템 등 한국형 지식재산 시스템 수출을 본격화 한다.

IP 시스템이 미비한 신흥국과 저개발국을 중심으로 지식재산 교육과 컨설팅을 지원해 우호 관계를 형성하면서 IP 심사 대행과 정보 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현지에서 국내 기업의 IP를 보호할 수 있도록 국내 특허권을 자동 인정하는 협약을 체결해 나갈 방침이다.

해외 IP 확보를 위한 정책 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침해발생 시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IP 출원·수익화 지원 펀드와 IP 창출·보호 펀드를 조성하고, 특허 공제 사업도 운영한다. 해외지식재산센터(IP-DESK)를 확대해 현지 IP 보호를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권오경 공학한림원 회장은 “두뇌가 곧 자원인 한국은 경제 성장을 위해 앞으로도 지식재산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에 제안한 혁신 과제는 민간이 함께 추진해 IP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원주 특허청장(앞줄 왼쪽 7번째),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장(앞줄 왼쪽 6번째), 오세중 대한변리사회장(앞줄 왼쪽 4번째), 권택민 한국지식재산연구원장(뒷줄 왼쪽 7번째), 백만기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장(뒷줄 왼쪽 12번째), 손원 한국지식재산학회장(뒷줄 왼쪽 8번째), 오정훈 한국지식재산협회장(뒷줄 왼쪽 19번째),
박원주 특허청장(앞줄 왼쪽 7번째),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장(앞줄 왼쪽 6번째), 오세중 대한변리사회장(앞줄 왼쪽 4번째), 권택민 한국지식재산연구원장(뒷줄 왼쪽 7번째), 백만기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장(뒷줄 왼쪽 12번째), 손원 한국지식재산학회장(뒷줄 왼쪽 8번째), 오정훈 한국지식재산협회장(뒷줄 왼쪽 19번째),

대전=양승민기자 sm104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