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27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2기 과기정통부에서 '4차 산업혁명 인프라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신산업' 분야 기초·원천 연구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동원해 미세먼지 등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하지만 야당이 제기하는 각종 의혹에 속 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못해 청문보고서 채택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5G 장비 글로벌 경쟁력 있어”
조 후보자는 “(우리 기업이)롱텀에벌루션(LTE) 때는 못 가졌지만 5G에서는 경쟁력을 가졌다”면서 “기지국 장비는 28㎓ 주파수 대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 후보자가)데이터와 네트워크, 인공지능 등을 통해 세계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했는데, 데이터와 인공지능은 상당히 뒤져 있는 상황인데 선점하겠다는 말을 쓸 수 있는가. 네트워크 선점도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질문한 데 따른 답변이다.
조 후보자는 “5G 단말은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와 있고, 28㎓ 장비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삼성전자가 미국 점유율 1위”라면서 “LTE 장비에선 세계 수준에 이르지 못했지만 현재 가능성을 보였고, 단말도 세계 최고 수준은 못갔는데 만회할 기회를 가졌다”고 덧붙였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화웨이 5G 장비 수입을 금지하는 등 강하게 견제하는 사이 삼성전자는 버라이즌, 스프린트, AT&T에 5G 장비를 공급하며 현지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다. 조 후보자 발언은 이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조 후보자는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인프라 경쟁력을 강화해 세계 시장을 선점하고, 경제 활력을 제고하겠다”면서 “신산업 창출을 막는 규제도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신속히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5G 시대를 선점하기 위해 5G 기반 새로운 융합 산업과 서비스가 창출될 수 있도록 모든 정책적 지원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R&D 혁신 현장 안착시키겠다”
조 후보자는 과기 분야 현안으로 'R&D 혁신' 현장 안착을 꼽았다. 그는 “R&D 체계 혁신도 틀을 잡았고 융합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 혁신도 틀을 잡았다”면서 “이제부터 이런 시스템을 현장에 안착시며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연구현장 불필요한 규제를 혁파하고 자유공모형 기초연구를 확대하겠다”면서 “연구자가 자유롭고 창의적인 환경에서 도전적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우수한 연구 성과가 사장되지 않고 상용화와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연구개발 생태계를 촘촘하게 구축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조 후보자는 “장기간 투자가 필요하지만 성공할 경우 막대한 파급효과가 있는 바이오, 인공지능, 6G, 전자자동차 등 미래 신산업 분야 기초, 원천 연구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라면서 “수소경제, 우주기술 개발 등에도 투자를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았다”
조 후보자는 자녀 '호화 유학' '인턴 채용' 논란에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았다”며 자세를 낮추면서도 연구 윤리 위반, 연구 성과 부실 등 지적에 대해선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KAIST에 제출한 해외 출장 보고서에 기재된 행사 일정이 실제와는 다르거나 없던 경우가 있다”면서 “2014년 12월 31일부터 2015년 1월 3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오토쇼에 갔다는 출장보고서가 있지만 1월엔 라이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오토쇼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유력한 자동차 관련 전시회 일정을 살펴보면 2015년 디트로이트 오토쇼는 1월 12일에 개막했고, 세마쇼는 2014년 11월 4일 개막했다. 조 후보자가 출장을 갔다는 12월 31일~1월 3일 사이에는 미국 내에서 이름이 알려진 자동차 관련 행사가 없다.
조 후보자는 “출장 보고서는 허위로 작성한 적이 없다”며 “보고서에 나와있는 일정대로 행사에 참여했다”고 반박했다.
출장지와 자녀가 유학한 장소가 일치한다는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 지적에 대해선 “(출장 때) 근처에서 졸업식이 있어 참석한 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날 인사청문회는 'KT 청문회' 개최 일정을 두고 여야가 극심하게 대립하면서 한 시간가량 파행을 겪기도 했으나 격론 끝에 4월 17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최호 정책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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