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약사 퍼듀파마, 마약성 진통제 소송 수천억원대 합의...파산위기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제약사 퍼듀파마(PurduePharma)가 1600건에 달하는 마약성 진통제 옥시코닌(오피오이드 성분) 소송에 합의했다. 오피오이드는 미국에서 20년간 20만명 이상 사망에 이르게 한 마약성 진통제 성분이다. 퍼듀파마는 이번 합의로 미 중부 오클라호마주에 2억7000만달러(약 3964억원)를 지불한다. 퍼듀는 막대한 합의금으로 파산 신청을 고려해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오클라호마주는 오피오이드 진통제를 판매한 존슨앤존슨, 테바 등 글로벌 제약사에도 수백억 규모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퍼듀파마 합의로 다른 제약사도 책임 회피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옥시코닌은 항암, 수술, 부상 등으로 인한 고통을 줄이지만 마약성분인 아편을 포함해 뇌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미 질병통제센터(CDCP)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에서 오피오이드 중독으로 사망한 사람 수는 18만명 이상이다. 2017년 오클라호마 주에선 약 400명이 오피오이드 중독으로 사망했고 피해가 가장 큰 웨스트버지니아 주에서는 1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오클라호마 주는 퍼듀파마 무분별한 진통제 광고가 수백만명 중독자를 야기한다고 판단한다. 미 식약처 FDA도 아피오이드 성분의 심각성을 인지해 지난 2월 '아피오이드 법'(opioid law) 입법을 추진했다. 스콧 고트립 FDA 위원장은 “오랜 진통제 사용은 만성 중독 위험이 있다”면서 “진통제 약 효능을 오랜 시간 두고 검증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미국 35개주와 수백개 시의회가 합동해 퍼듀파마를 압박한 결과다. 초반에 퍼듀파마와 소유주 세클러 가문은 아피오이드 치명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주정부·대규모 집단 항의와 벌금 위험이 이어지자 오피오이드 약물 중독성을 인정했다.

크레이그 랜도 퍼듀파마 최고경영자는 “오피오이드 중독 위기 해결을 돕기 위해 퍼듀파마는 전력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퍼듀파마가 지불한 합의금은 국립아피오이디중독센터와 치료제 개발 기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성다교 수습기자 dk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