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감사로 인해 기업이 회계법인에 지급하는 보수가 정기감사에 비해 평균 2.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2017년 회계연도 재감사를 받은 기업이 지급하는 보수가 88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정기감사 보수 33억원 대비 평균 2.6배 증가했다. 1개사 당 지급하는 재감사 보수도 평균 3억5400만원에서 4억3900만원으로 증가했다. 기업별로는 최소 0.7배에서 최대 5.4배까지 다양한 분포를 보였다. 순수 재감사만을 집계한 보수로 디지털포렌식 등에 쓰이는 보수는 포함되지 않았다.
재감사 보수 상승은 의견거절 등 감사의견을 받은 당초 감사인을 교체하지 못하고 당초 감사인에게만 재감사를 수행하도록 하면서 발생하는 부작용이다. 감사인 입장에서도 보수산정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등 높은 위험을 고려해 추가 감사절차를 적용하기도 한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감사인과 재계약을 체결한 회사는 49개사에 이른다. 49개사 가운데 재감사를 통해 감사의견이 변경된 회사는 26개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재감사로 감사의견이 변경된 회사는 주로 투자자산이나 매출채권 등에 대한 사항을 상세히 기재하지 않는 회사였다. 부실 투자를 자산으로 반영하는 과정에서 감사의견이 변경되는 사례가 주를 이뤘다.
금감원은 “재감사라는 상황에 이르지 않고 사전에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음에도 재감사 보수와 매매거래정지 등 직·간접의 과도한 비용 발생을 만들고 있다”면서 “감사인과 사전에 충분히 소통하고 감사시 적극 협조해 감사범위 제한 사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피감기업에 당부했다.
또 감사인에도 “재감사 관련 기존 감사 대비 과도한 보수는 감사인의 평판 저하 뿐 아니라 감사보수 책정 방식 적정성에 대한 의문 초래 가능성 등 사회적 비난을 받을 우려가 있다”면서 “기말감사에 앞서 분·반기 검토, 중간감사 등을 통해 회사 문제를 사전에 진단하고 소통해 회사가 기말감사에 대비할 수 있도록 감사전략과 절차를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