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메모리 반도체 육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래 먹거리로 부상한 자동차 반도체 전문 연구회가 출범해 주목된다. 차세대 자동차 반도체 기술 개발을 모색하고 국내 산업 발전을 위해 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이 뭉쳤다.
국내 최대 자동차 관련 비영리 학술기관인 한국자동차공학회는 최근 '자동차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연구회'를 창립했다고 31일 밝혔다.
연구회는 홍성수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위원장을 맡았고 현대자동차, 현대오트론, SK텔레콤, 성균관대, 국민대 등 현업에서 연구개발을 하고 있는 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한다.
연구회는 혁신적인 모델을 제시해 국내 반도체 산업이 자동차 시장에서 블루오션을 창출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자동차 반도체는 5세대 이동통신과 자율주행차 등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로 중요성이 부각되는 추세다.
그러나 현재 국내서 추진되고 있는 접근법으로는 시장 개척이 제한적이고, 단기간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다는 게 연구회 판단이다.
홍성수 위원장은 “세계 자동차 반도체 시장은 NXP, 인피니언, ST마이크로와 같은 다수의 글로벌 반도체 회사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어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진출에 성공해도 레드오션에 빠질 수 있다”며 “새로운 컴퓨팅 모델을 제시하고, 미래 지향적인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을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에지 컴퓨팅(Edge Computing)'을 예로 들었다.
그는 “엔비디아나 암(ARM)가 같은 시스템온칩(SoC) 설계 회사들이 주축이 돼 에지 컴퓨팅이라는 새로운 컴퓨팅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AI와 IoT가 결합된 1조개의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시장을 열어 가고 있다”며 “자동차 반도체 분야에서도 이와 같은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블루오션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스템반도체가 취약한 우리나라는 자동차 반도체 분야에서도 필수적인 설계자산(IP) 확보가 부족하다. 미래 자동차 반도체에선 GPU, NPU 등과 같이 임베디드 AI를 구현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대비가 안돼 있다. 부족한 IP와 핵심 소프트웨어 컴포넌트를 확보하기 위해 자체 개발을 할 것인지, 인수합병을 통해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도 부재하다는 게 연구회 분석이다.
홍 교수는 “학회를 중심으로 반도체 설계 기술,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술, 새로운 컴퓨팅 모델, 미래지향적 비즈니스 모델을 통합하는 리더십을 갖춘 브레인 풀을 조직하고, 미래지향적 리더십을 학계와 업계에 전파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회는 다음달 5일 창립 기념 워크숍을 열고 공식 활동을 시작한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