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의 디자인 싱킹]<19>새로운 세상과의 경계, 스마트시티(4)

2050년 새계 도시인구비율 68% 리빙랩 활용 스마트시티 구현

[김태형의 디자인 싱킹]<19>새로운 세상과의 경계, 스마트시티(4)

지난해 유엔 경제사회국에서는 '세계도시화 보고서'를 통해 2050년에는 전 세계 도시 인구비율이 68%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도시 인구 비율은 그보다 높은 86.2%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화 속에서의 급속한 기술 발달 및 성장은 수많은 정부와 도시가 시민들의 삶을 향상시키고 개선하기 위한 수단으로 더욱 똑똑한 '스마트 시티'로의 개념을 자연스럽게 끌어낼 수 있도록 하게 됐다.

필연으로 수많은 기술이 융합할 수밖에 없는 스마트 시티는 어떻게 하면 시민 삶의 질 향상에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 시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하면 도시를 지속 가능하게 이어 갈 수 있을 것인가. 이에 스마트시티를 바라보는 시민 중심 접근 방식이자 스마트시티 내에서 발생하는 문제 해결의 또 다른 해법을 찾는다. 국내 리빙랩 대표 사례 세 가지를 통해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 서울시의 리빙랩 전략이다. 서울시는 스마트시티 추진 과정에서 행정서비스 효율화 부문 '세계전자정부평가'에서 7회 연속 1회를 수상할 정도로 최고 평가를 받았다. 그 가운데 시민 주도 정책 기조 기반으로 리빙랩을 적극 수용했으며, 서울 종로구 계동 북촌 사물인터넷(IoT) 리빙랩 사업을 통해 민간 주도 리빙랩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했다.

프로젝트는 당시 북촌한옥마을의 관광객 급증을 통해 지역 주민 불만과 관광객의 불편함, 소상공인의 개발 제한으로 인한 상권 비활성화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됐다. 관광, 주거, 상권 등 다양한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 속에서 사전 기획 단계에서부터 민관협의체를 기반으로 북촌 주민이 주도하며 참여했다. 이후 여러 지방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특히 북촌이라는 전통과 현실 생활이 접목된 독특한 공간 특성을 기반으로 폐쇄회로(CC)TV를 활용한 IoT 기반 도시 데이터 확보를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데 중점을 뒀다. 지역의 사용주체별 역할 구성을 명확히 해서 정보통신기술(ICT)과 사용자 주도 리빙랩을 활용한 도시 문제 해결의 주요 실증 사례로 손꼽힌다.

물론 단번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시간 흐름에 따라 기존 시스템과의 연계 미흡으로 스마트 서비스 확장이 부진하기도 했다. 이해관계자 참여가 저조해지면서 잠시 주춤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촌 IoT 리빙랩이 리빙랩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꾸준히 이어 오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서울시는 이와 연계해 시민 수요를 발굴하고 협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서울혁신파크, 개포 디지털혁신파크 등과 같은 거점 공간을 활용하는 등 대규모 공간 및 혁신 활동을 지원했다. 또 주민센터를 적극 활용, 동별로 의미 있는 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 활동을 지원했다. 스마트한 협업 플랫폼으로 끌어냈으며, 리빙랩을 분야별로 세분화해 디자인싱킹 기반의 다양한 공동 창조 프로그램을 프로젝트 단위로 운영했다. 시민의 공감과 참여 역시 꾸준히 유도했다.

서울시는 이러한 활동을 기반으로 단순히 하나의 리빙랩 프로젝트만이 아니라 스마트 시티 추진에서 외형 성과에 초점을 두기보다 시민 삶의 질 향상과 밀접한 생활 영역에서 다양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스마트시티 조례를 개정하고 새로운 체계를 마련했다.

앞선 활동을 더 극대화될 수 있었기에 이 사례들이 더욱 의미있다고 할 수 있겠다.

대체로 도시 문제는 비슷비슷하다. 교통, 안전, 위생, 복지 등 삶의 기본 문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지역으로 들어가면 문제가 달라진다. 모두 제각각이다. 인구 특성, 지역 문화, 산업 기반, 지역 접근성 등 동일한 문제라 하더라도 지역 특성에 따라 저마다 다른 성격과 특성을 띤다.

결과의 좋고 나쁨을 떠나 함께한 시작점에서부터 각자 역할에 맞춰 시민과 공공, 민간 협력을 조금씩 개선해 가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것이다. 그 속에서 하고자 하는 목적을 이뤄 내기 위해 각각의 주체가 얼마만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했는지가 혁신의 관건이자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 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