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가 임박했지만 정부와 산업계, 학계, 시민단체가 머리를 맞댄 망 중립성 논의가 이렇다 할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로 지난해 9월부터 가동된 5G 통신정책협의회(5G 협의회) 제1소위원회가 지난달 28일 마지막 회의를 마쳤지만 망 중립성 규제 개편에 대한 찬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5G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 도입에 따라 이통사는 기존 망 중립성 규제에서 '관리형서비스' 부분을 개편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콘텐츠 사업자와 시민단체는 현행 체제를 유지하거나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이에 따라 이달 예정인 5G 협의회 결과보고서에는 양측 입장이 병렬 기재될 가능성이 높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망 중립성 논의가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운영한 인터넷 상생발전협의회가 망 중립성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데 이어 과기정통부 5G 협의회마저 비슷한 결과를 내놓으면서 5G 상용화 이전 망 중립성 원칙을 개편하려는 시도는 물거품이 됐다.
5G는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통해 일반서비스 대비 속도와 용량을 특화한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망 중립성 원칙과 충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력한 대안으로는 5G 상용서비스를 실측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이 실제 상용서비스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관리형서비스와 일반서비스 기준이 무엇인지를 구체 검토해 망 중립성 원칙을 개편할 현실적 이유를 찾아보자는 것이다.
이는 망 중립성 논의를 구체화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통사가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적용한 5G 상용서비스를 내놓기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결국 관리형서비스가 일반서비스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를 실증하는 게 논란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