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호 · 최정호 낙마 ··· 靑 부실검증 도마 위

31일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에 이어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지명철회로 장관 후보자 가운데 2명이 동시에 낙마했다. 사진은 지난 25일과 27일 각각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인사하는 조동호(왼쪽), 최정호 전 후보자.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31일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에 이어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지명철회로 장관 후보자 가운데 2명이 동시에 낙마했다. 사진은 지난 25일과 27일 각각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인사하는 조동호(왼쪽), 최정호 전 후보자.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했다. 청와대 인사검증 시 본인이 부실학회 참석 사실을 밝히지 않는 등 장관 자질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현 정부 들어 장관 지명 철회는 처음이다.

부동산 투기 논란에 싸인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도 같은 날 자진 사퇴했다. 청와대 인사검증 부실 책임론과 함께 나머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야당 반대가 거세질 전망이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후보자 자격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논의 끝에 후보 지명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 후보 경우 해외 부실학회에 참석한 사실을 본인이 밝히지 않았고, 교육부와 관련 기관 조사에서도 드러나지 않아 검증에서 걸러낼 수 없었다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다.

윤 수석은 “청와대 인사 검증은 공적 기록과 세평을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일정 부분 한계가 있다”며 “해외 부실학회 참석 사실이 사전에 확인됐다면 후보 대상에서 제외됐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 후보자는 부실학회 참석 외에도 아들 호화 유학, 외유성 출장 의혹 등도 불거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30일 부실학회 논란이 불거진 이후 하루 만에 지명철회를 결정했다. 잘못을 빠르게 인정해 국정 지지율 추가 하락을 막고, 국회와의 정국경색을 풀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이날 자진 사퇴를 표명한 최 후보자에 대해서도 수용 의사를 밝혔다. 윤 수석은 “청와대가 최 후보자 해당 분야 자질을 높이 평가해 장관으로 기용하려 했지만 최 후보자 입장과 청문회에서 제기된 부동산 관련 문제 등을 무겁게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장관 후보자 인선에도 7대 배제 기준을 적용하고 준수했지만, 국민 눈높이를 맞추는 데 미흡했다”며 “한층 높아진 국민 기준과 기대에 부합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정치적 부담에도 조기에 결단을 내린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은 '꼬리 자르기'라며 추가 지명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조국 민정수석·조현옥 인사수석을 향해 인사 검증 실패 책임으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물러난 데 이어 문재인 정부 2기 개각 7명 후보자 가운데 2명이 동시 낙마했다. 청와대 인사 검증라인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면서 정국 경색도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 공동취재 송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