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전기차 판매 기간은 2·3월에 불과했지만, 부진했던 국내 자동차 시장 분위기와는 달리 높은 성장세를 예고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접수가 2월초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되면서다. 국내 판매 차종이 다양해지고, 보조금 지원 대상이 늘면서 전기차 수요가 꾸준하게 늘고 있다. 연료별로도 디젤차량이 크게 줄고,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은 느는 추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동안 판매된 국산 전기차는 5967대 수준으로 집계됐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은 3월에만 2151대가 팔려 3분기 동안 2772대로,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기아차 '니로EV'가 1455대, 한국지엠 '볼트(Bolt)'가 650대로 2·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판매량 2위였던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371대, '쏘울 부스터 EV'는 388대가 팔렸다.
기아차는 전년 동기 대비 5배가량 판매량이 늘었고, 현대차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2017년 예약 물량이 2018년 초반에 몰리면서 전년 동기 대비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전기차 보조금 접수가 2월부터 시작됐고, 현대·기아차의 생산 지연으로 차량 인도가 늦어진 상황이지만, 이 추세대로 라면 올해 전기차 정부 보조금 물량(약 4만대)은 3분기 내 조기에 소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료별로는 디젤이 크게 줄고 하이브리드의 판매 비중이 늘어났다. 1분기 전체 수입차 중 디젤차는 1만5304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6.2% 줄었다. 디젤차는 작년 42.2%에서 올해 1분기 29.3%로 떨어졌다. 반면 하이브리드는 작년보다 31.8% 많은 7864대가 팔렸고, 점유율도 8.9%서 15.1%로 높였다. 1분기에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중에 2위가 렉서스 하이브리드 모델인 'ES300h'로, 2847대가 팔렸다. 3월 판매량에서도 혼다의 '어코드 하이브리드'가 384대 팔리며 전체 순위에서 10위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 상승세는 국산차에서도 드러났다. 기아차 'K7'은 올 들어 전년보다 18.5% 감소한 7878대가 판매됐지만, 이 중 하이브리드 모델은 12.2% 늘어난 1549대가 판매됐다. 현대차의 그랜저도 전체 판매량은 2.9% 줄어든 2만8328대에 그쳤지만 하이브리드는 33.4% 늘어난 7348대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디젤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늘면서 전기차를 비롯해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