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 숨겨져 있던 블랙홀이 사상 최초로 공개됐다.
사건지평선망원경(EHT·Event Horizon Telescope) 연구진은 거대은하 'M87'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 관측에 성공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공개된 사진은 도넛 모양의 노란 빛 가운데 검정색 원형이 있다. 마치 불에 타고 있는 반지처럼 오렌지색과 노란색이 원형을 이루고 있고 한 가운데 검정색 구멍이 드러났다.
블랙홀은 사건지평선 바깥을 지나가는 빛도 휘어지게 만든다. 할리우드 영화 '인터스텔라'에 비슷한 이미지가 표현됐다.
연구진은 아인슈타인 박사가 100년전 이론적으로 예견했고, 수십년동안 과학자들이 관측하려고 노력해왔던 빛을 끌어당기는 거대한 괴물이 우리 눈에 들어오는 순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와이 연구팀 제시카 뎀프시 박사는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강력한 화염 '사우론의 눈'을 연상시킨다"며 감탄했다.
이번 블랙홀 촬영은 미국 하와이, 칠레, 프랑스, 남극 등 세계 9곳에 설치된 전파망원경을 하나로 연결해 만든 사진으로 지난 2012년 출범한 EHT 프로젝트의 연구 성과다.
연구팀에는 한국 과학자들도 참여하고 있다. 한국이 운영하고 있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과 동아시아우주전파관측망(EAVN)도 이번 연구에 기여했다.
과학계에서는 이번 촬영은 중력파 발견에 버금가는 엄청난 사건으로 노벨상을 받을 만한 업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