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직접투자(FDI)가 심상치 않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밝힌 올해 1분기 FDI 규모는 신고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7% 줄어든 31억7000만달러, 도착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 감소한 26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신고 기준으로 보면 2012년 1분기 이래 최소치다. 하락 추세도 수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 '5년 연속 200억달러 투자 유치'라는 목표도 비상등이 켜졌다. 그나마 신고와 도착 차액이 줄어든 점은 다행이다. 지난 10년을 놓고 볼 때 신고와 도착 액수가 50% 이상 차이가 난 적도 있지만 올해는 11%대로 줄었다.
산업부는 글로벌 투자 위축과 조세 제도 변화를 꼽았다. 지난해 세계 투자 자금 동향에 따르면 전년보다 19% 감소하는 등 최근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세계 FDI 규모는 1조2000억달러로 2009년 금융위기 이래 최저 수준이었다. 나라별로 보면 유럽연합(EU), 중국, 미국 등 우리나라 주요 투자국의 해외 투자가 주춤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운송기계·금속가공제품 투자가 감소했고 식품·화공·의약·의료정밀 분야는 증가했다. 서비스업 분야에서는 연구개발(R&D), 과학기술, 도소매업 투자가 늘었다. 이차전지, 5G통신, 첨단소재 등 신산업 분야에서 투자가 늘어난 것은 긍정적이다.
FDI는 국내 산업 경쟁력을 보여 주는 간접 지수다. 다른 나라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면 그만큼 외국인 투자자도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제조업이 감소하는 대신 과학기술과 R&D는 물론 신산업 분야가 늘어난다는 사실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세계적인 투자 위축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외국인 투자 감소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만큼 국내 산업에서 매력을 끄는 지수가 하락했음을 뜻한다. 기업하기에 환경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외국기업의 투자가 줄면 선진 기술 도입, 일자리 창출, 지역 균형 발전 등 경제 전반에 걸친 타격이 불가피하다. 외국기업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환경 조성이 급선무다. 이와 함께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파격적인 지원책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