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핵심원천기술 연구개발(R&D)을 위해 손을 맞잡는다. 두 부처는 초고난도 기술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글로벌 미래선도혁신기술개발(G-FIRST) 사업'을 함께 추진한다. 지난달 발표한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에 공급기지형 및 기술창출형 과제를 더해 내달 예비 타당성 조사를 신청한다. 시장을 뒤흔드는 파급력이 높은 기술 개발을 위해 2021년에서 2035년까지 2조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16일 업계와 정부에 따르면, 산업부와 과기부는 2021년부터 2035년까지 핵심·원천기술 R&D 계획을 담은 '글로벌 미래선도혁신기술개발(G-FIRST) 사업'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두 부처는 다음달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G-FIRST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기술성 평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민간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도 개최한다.
G-FIRST 사업은 시장에 파급력이 높은 핵심·원천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중장기 R&D 계획을 담았다. 추격자형에서 벗어나 선도자(퍼스트무버)형 정부 R&D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사업 명칭은 세계 최고 수준 미래 기술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한다는 의미를 녹여 'G-FIRST(Global-Future·Innovation·Research·Science·Technology)'로 정했다.
G-FIRST 사업은 산업부와 과기부가 공동 추진하는 '알키미스트형' 과제와 산업부가 담당하는 '공급기지형' 과제, 과기부가 지원하는 '기술창출형' 과제로 나뉜다. 모두 7년 이상 중장기 과제로 구성했다. 과제당 300~700억원에 이르는 금액을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알키미스트형 과제는 산업·과학 난제에 도전하는 초고난도 과제로 구성했다. 지난달 자동차·로봇 등 신산업분야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시작한데 이어 과제 규모를 24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공급기지형 과제는 시장 수요가 크고 시급한 원천·핵심기술을 개발할 대학·연구소를 중점 지원한다. 시장에 밀착한 원천·핵심 기술을 개발해 산업을 선도한다는 목표다. 기술창출형 과제는 시장 수요가 불분명한 기초 원천 기술에 소규모 연구단 형태로 추진한다. 시장성이 적지만 개발하면 파급력이 큰 분야를 중점 지원한다.
산업부와 과기부는 지난해 8월부터 G-FIRST 사업을 준비해왔다. 최근 열린 차관급 정책협의회에서 관련 사안을 논의했다. 두 부처는 기존 정부 R&D 사업과 달리 성공 가능성이 낮은 초고난도 과제가 많은 사업 특성을 감안해 효율적인 사업 추진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와 과기부는 4차 산업혁명 등 융합 신산업이 떠오르는 시대 추세에 맞춰 시스템 반도체·의료기기 연구개발 등 공동기획 R&D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G-FIRST 사업 외에도 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과 시스템 반도체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공동으로 대응한다. 두 사업 모두 신청 예산 규모가 1~3조원에 이르는 대형 사업이다. 두 부처가 4년 만에 차관급 정책협의회를 재개한 만큼 향후에도 수소경제 등 신산업에 대응하는 공동기획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정부 R&D 투자 금액이 이스라엘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R&D 성과에 대한 문제의식이 많았고 기존 R&D 정책을 패스트팔로워 전략에서 퍼스트무버형으로 바꿔야 한다는 인식도 여전하다”며 “원천형 핵심 기술개발을 위한 선도형 R&D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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