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가 국내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 기반 기술 마련을 위한 연구를 진행한다. '포스트 반도체' 소재로 각광받는 실리콘카바이드 국내 연구개발(R&D)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포석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상북도는 '실리콘 전력반도체 상용화 기반 구축 기획위원회'에 실리콘카바이드 개발 연구 용역을 맡겼다.
위원회는 15명의 국내 전문가와 10명의 외국 전문가로 구성됐다. 이달부터 관련 연구를 시작했고, 11월 말 보고서를 낼 계획이다. 경상북도는 이 내용을 토대로 정부에 실리콘카바이드 관련 기술 경쟁력 확보 필요성을 전달하고 지원 방안을 건의할 계획이다.
기획위원회는 연구에서 △미래 실리콘카바이드 웨이퍼 기술 개발 △이 소재를 활용한 전력반도체 신뢰도 검사 설비 R&D 방안을 모색한다.
구체적으로 8인치 실리콘카바이드 웨이퍼 기술 개발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오늘날 실리콘카바이드를 활용한 웨이퍼는 전기차, 항공·우주 분야에 쓰이는 미래 반도체 핵심 소재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반도체에서 사용하는 실리콘보다 크기를 5분의 1가량 줄일 수 있는데다 에너지 효율도 20%가량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일부 기업들이 기술 개발을 하고 있지만, 양산 속도와 기술 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높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차세대 반도체 소재 개발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신훈규 포스텍 교수는 “미국 크리의 자회사 울프스피드는 이미 6인치 웨이퍼를 양산하고 있고, 각국에서 8인치를 넘어 12인치 웨이퍼를 개발하는 상황”이라며 “관련 기술 내재화가 늦으면 국내에 품질이 낮은 웨이퍼가 수입돼 향후 국내 전력반도체 품질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실리콘카바이드 등 첨단 소재를 활용한 전력반도체 오작동 여부를 검사하는 '중성자 테스트' 설비 R&D 방안도 검토한다.
전력반도체 칩이 작아지고 기술은 고도화하면서, 오작동 여부를 검사하는 과정도 미세해지고 있다. 자동차 기능안전 국제 표준규격 'ISO 26262'가 새롭게 개정되면서 자동차에 내장되는 반도체는 중성자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우주에서 지구까지 떨어지는 중성자가 미세한 반도체 소자의 전자 흐름에도 영향을 주면서, 반도체를 탑재한 자동차 안전 문제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에는 반도체 검사 설비 자체가 없어 프랑스 티마, 캐나다 트라이엄프 등 해외에 맡기는 실정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국내 차세대 반도체 칩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발 빠른 설비 구축이 필요하다는 업계 주장이 반영될 전망이다.
기획위원회 측은 “경상북도와 협력해 연구 기간 동안 해외 실리콘카바이드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국내 개발 상황이 미진한 원인을 분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