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자신의 광통신 부품 특허기술을 중국 대형 기업이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광통신부품 전문기업 고려오트론(대표 정휘영)은 지난 2006년 10억여원을 투입해 개발한 댁내광통신망(FTTH) 구축 핵심부품인 '현장 조립형 광커넥터'를 최근 중국 광통신 대기업 F사가 복제품을 만들어 멕시코 시장에 출시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고려오트론은 2012년 국내 특허, 2013년 중국 특허를 취득한 현장 조립형 광커넥터의 10가지 부품 전체를 중국 F사가 유사하게 복제했다고 주장했다. F사의 제품을 수거해 자체 분해한 결과 핵심 특허기술인 광섬유를 고정시키는 V자 홈의 그루브와 커버, 홀더, 부트 등 외형이 육안으로 구별하기 힘들 만큼 비슷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고려오트론은 중국 F사가 멕시코 통신사업자에 복제품 공급을 제안하는 과정에서 초저가 가격으로 시장을 교란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F사에 판매 중지를 요청하는 경고장을 긴급 발송한데 이어 계속 판매할 경우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방침을 알렸다.
이 회사의 현장조립형 광커넥터는 유럽 7개국, 아시아 9개국, 북·남미 8개국 등 총 32개국 94개 업체에 수출하는 등 전체 매출액 60% 이상을 점유하는 주력제품이다. 최근 멕시코와 터키 통신 사업자의 FTTH 구축 초기 사업을 수주해 800만달러 수출 실적을 앞두고 있다.
회사 측은 꾸준한 품질과 가격, 납기 등 고객 맞춤형 서비스와 브랜드 제고에 힘쓴 결과물이어서 중국 기업의 복제품 판매를 큰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고려오트론은 지난 2011년과 2017년에도 미국과 중국 업체의 특허 침해 사실을 적발해 국제 특허 소송 승소와 경고장 발송으로 중단시키기도 했다.
정휘영 대표는 “중국 대기업의 무분별한 기술 침해, 값싼 노동력과 자본력을 앞세운 초저가 유통 전략 등으로 수출 전선에 적색 신호가 켜졌다”면서 “범정부 차원의 대책 수립과 함께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