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결국 KT의 케이뱅크 한도초과보유 승인에 대한 심사를 중단했다. KT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최종 결론이 나오지 않은 만큼 섣불리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KT와 같은 문제가 걸려있는 카카오도 한도초과보유 승인 심사가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위는 17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KT의 케이뱅크은행에 대한 한도초과보유 승인 신청과 관련해 심사절차를 중단하기로 의결했다. 조사 등 절차에 소요되는 기간은 승인 처리기간 60일에서 제외된다.
KT는 지난달 13일 케이뱅크의 지분을 34%로 늘리기 위한 신청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2016년 지하철 입찰담합 등 공정거래법상 벌금형을 금융위가 '경미사안'으로 판단할 경우 승인에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해서다.
금융위 측은 “심사 과정에서 KT가 추가로 다수 건의 공정거래법 위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히면서 부득이 심사를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은행법 시행령과 감독규정 등에 따라 심사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은행업 감독 규정상 동일인 등을 상대로 형사소송 절차가 진행되고 있거나 금융위, 공정위, 국세청, 검찰청, 금융감독원 등에 의한 조사·검사 등이 진행되고 있고, 그 소송이나 조사·검사 등의 내용이 심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면 한도초과보유승인 심사를 중단할 수 있다.
금융위가 KT에 심사를 중단하면서 카카오의 대주주 적격성 승인 여부도 불투명하게 됐다. 카카오 역시 금융위에 한도초과보유 승인 심사를 신청했다. KT와 마찰가지로 카카오도 과거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제재를 받은 이력이 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심사중단 사유 등은 신청인 측에 통보될 예정”이라며 “심사중단 사유가 해소되면 즉시 심사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