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 제로페이 손뗀다...운영권 모두 민간 이양

7월경 통합법인 출범해 사업 운영권 전부 민간 이양

[단독]정부, 제로페이 손뗀다...운영권 모두 민간 이양

정부가 소상공인 간편결제 제로페이 전담 운영법인(SPC)을 오는 7월께 출범시킨다. 정부 주도 제로페이 사업 운영권을 모두 민간 법인에 넘긴다. 교통카드 도입 초기에 정부가 운용 기관으로 한국스마트카드를 출범시킨 것과 비슷하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제로페이 SPC 설립을 위해 '제로페이 SPC준비위원회'를 조만간 구성하고, 준비위를 통해 법인 설립에 필요한 제반 실무 작업에 착수한다. 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 의견을 수렴, 이달 내 발족시킬 계획이다.

제로페이 운영법인은 민간 기업 참여가 아닌 중기부 산하 재단 법인으로 출범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출범 시기는 3분기 이내이며, 콜센터를 포함한 핵심 인력 충원에 들어갔다. 예산은 장관의 최종 승인이 남아 있지만 은행 등 민간기업 출연 형태가 될 가능성이 짙다. 설립준비단은 서울시와의 협의를 거쳐 전국 제로페이 사업 전반을 관할한다.

중기부 관계자는 “제로페이 운영 법인 설립 관련 세부 논의가 시작된 건 맞다”면서 “제로페이가 정부 주도로 사업을 계속 진행하는 건 여러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고, 사업 참여자의 자율성과 수익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SPC 형태로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그동안 제로페이는 전문성 부재와 정부의 인위적인 사업 확산이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사업권을 운영법인에 맡겨 민간 사업자와 상생할 수 있는 결제 모델 확산과 발굴을 꾀하자는 취지다.

정부는 전국별 SPC를 만들고 통합 운영 법인을 위에 두고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그러나 통합 법인으로 일원화해 운영하는 것으로 확정했다. 제로페이 운영법인은 금융결제원과 모집사업자, 간편결제 사업자 등이 주도해 온 기존의 모든 사업을 통합 추진한다. 전국 단위 제로페이 서비스 확산을 위한 공동 가맹점 유치·관리는 물론 공동 QR 제작·보급, 플랫폼과 콜센터 운영권도 갖는다. 소득공제 간소화 자료 생성, QR 외 새로운 결제 모델 발굴, 부가서비스 개발 등 제로페이 공동 업무 수행을 맡게 된다.

중장기로 제로페이 시장 지배력 확산을 위해 '온라인 제로페이' 사업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오프라인 가맹점에만 국한시킨 제로페이를 쇼핑몰 등 전자상거래 시장까지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관련 세부 논의는 SPC 설립과 함께 추진한다.

제로페이 사업 참여사 기업 대표는 “민간 자율성과 공공성 조화를 통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결제문화 형성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간편결제 분야에 전문성을 띤 법인 인력이 사업을 운영하면서 서비스 질을 높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로페이에 담아내는 방법도 더욱 수월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있는 사업 초기 결제사업자의 시장 진출이 좀 더 수월해지도록 운영 법인이 가동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로페이 SPC 운영과 관련 공동 사업자인 서울시도 중기부와 초기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다만 재원 문제와 인력 운용 문제 등 세부 협의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