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학 캠퍼스를 혁신창업가와 산업체가 모여드는 첨단산업단지로 만든다. 창업공간과 지원센터, 주택까지 구축해 영국 케임브리지대 과학단지나 미국 스탠퍼드대 과학단지처럼 산·학·연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조성한다.
교육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는 24일 서울 용산구 용산전자 상상가에서 3개 부처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캠퍼스 혁신파크 조성을 위한 관계기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학 내 유휴 부지를 도시첨단산업단지로 지정하고 기업과 연구소 입주 시설, 주거·복지 편의 시설을 공급하는 것이 주요 협약 내용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내 유휴 부지가 늘어나고 있어 이를 활용, 혁신 생태계 거점으로 키우는 것이다.
3개 부처는 캠퍼스 혁신파크 조성 계획을 수립한 후 올해 안에 2~3개 지역에서 선도 사업을 실시한다. 서울시는 산업입지법에 의해 도시첨단산업단지로 지정할 수 없기 때문에 제외된다. 3개 부처는 실무협의체를 구성, 사업을 추진한다.
캠퍼스 혁신파크는 대학 부지에 완전히 새로운 혁신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창업부터 성장 단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준의 기업에 맞춤형 입주 공간과 지원 프로그램 제공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을 통해 주거 공간과 복지 편의 시설까지 들어설 수 있도록 한다. 토지이용계획 변경을 통해 고밀도 산·학 협력 생태계를 조성하고, 교육부·중기부 산·학 협력 및 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창업보육센터나 산학협력센터 수준을 넘어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문화기술(CT) 등 첨단 산업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산업단지 수준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켄들스퀘어, 스탠퍼드대 과학단지, 영국 케임브리지대 과학단지,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기술단지 등이 모델이다. 이 지역에서는 대학 캠퍼스를 거점으로 유수한 유니콘 기업이 탄생했다. 성장 단계에서도 산·학·연 협력으로 사업을 키워 갔다.
국내에도 대학이 보유한 건물을 산·학 협력을 위해 활용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은 있었지만 리모델링으로 협력 기반을 다지는 수준이었다. 이날 3개 부처가 새로 시작하는 사업은 신규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역 혁신 성장을 위한 대학의 산·학·연 협력 활성화가 국토부 산업단지 지정, 중기부 기업 지원 프로그램과 결합해 한 단계 도약했다”고 강조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캠퍼스 혁신 파크는 잠재력 있는 기존의 대학 부지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산업입지 시즌3'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국토부는 캠퍼스 혁신파크와 도시재생 뉴딜사업 등을 융합하여 대학이 혁신과 일자리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기존 방식에서 한 단계 발전한 새로운 협력 모델을 시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캠퍼스 혁신 파크가 제2 벤처붐 확산에 중요한 정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가 열린 상상가는 용산전자상가 가운데 일부를 용산구가 기부채납 받아 서울시와 함께 조성한 창업 지원 공간이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