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발표한 '옥탑방(Rooftop)'으로 '역주행 대표'가 된 밴드 엔플라잉이 꾸준한 음악활동으로 대중과의 교감 의지를 드러냈다.
서울 성수동 플레이스비브에서 새 앨범 '봄이 부시게'를 발표한 엔플라잉과 만났다. 이승협·차훈·김재현·유회승 등 엔플라잉 네 멤버는 역주행곡 '옥탑방'을 필두로 꾸준히 펼쳐온 음악행보와 함께 자신들의 음악 지향점을 명확히 제시했다.
◇엔플라잉, “옥탑방 역주행기록, 주변 응원과 대중공감의 결과”
엔플라잉은 2015년 데뷔앨범 '기가 막혀'로 데뷔한 K팝 밴드다. 이들은 '진짜가 나타났다' '뜨거운 감자' 등 주요 곡과 함께 묵직한 밴드사운드 속에서 드러나는 유쾌함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해왔다.
특히 달달한 연애감각을 자극하는 프로젝트 싱글곡 '옥탑방'과 함께 약 4년 만에 음원차트와 음악방송 첫 정상을 차지하는 등 주목받고 있다. 상당 기간 주목받지 못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길을 걸어왔던 엔플라잉. 이들은 스스로 성과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들 대답에서는 겸손한 자세와 함께 아티스트라면 기본적으로 가져야 관점이 담겨있었다.
이승협은 “옥탑방이라는 단어는 과거의 낭만과 냉담한 현실을 모두 이야기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풀어서 위로하고 싶다는 생각을 곡에 담았는데 여기에 많은 분이 공감해주시면서 좋은 성과를 거둔 것 같다”며 “좀 더 넓어진 작업실과 함께 많은 분과 공감할 수 있으면서도 우리를 표현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현은 “옥탑방에 보내주신 성원에 감사한다. 주위 사람과 가족, FNC식구의 응원과 함께 엔피아(팬클럽)의 관심과 사랑 덕분에 좋은 성적을 거뒀던 것 같다. 앞으로도 많은 분과 함께 열심히 나아가야겠다 생각했다”며 “마음을 담아 요즘은 사소한 것 하나라도 신중하고 철저하게 하자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다. 연습 때든 평소 행동이든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가고자 노력한다”고 말했다.
◇엔플라잉 “플라이 하이 프로젝트, 우리를 알린다는 설렘 속 소통기회”
엔플라잉은 2015년 데뷔 이래로 통쾌한 밴드사운드와 유쾌한 감각을 접목시킨 다채로운 록음악을 선보여 왔다. 하지만 본격 주목받은 것은 지난해 10월 시작된 '플라이 하이 프로젝트(Fly High Project)' 이후다.
'플라이 하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10월 싱글 '꽃'과 역주행곡 '옥탑방', 신곡 '봄이 부시게' 등에서 보듯 평균 2~3개월 간격으로 정기 앨범발매와 함께 버스킹, 콘서트 등을 복합 진행하고 있는 엔플라잉의 연간 프로젝트다. 이는 엔플라잉의 유쾌한 음악매력을 주기적으로 노출하며 대중과 교감하는 아티스트 본연의 모습으로서 이들을 바라보게 한다.
엔플라잉도 '플라이하이 프로젝트' 성과에 있어서 만족하는 듯한 인상과 함께, 대중과 교감하기 위한 행보를 적극 펼칠 뜻을 드러냈다. 이승협은 “곡 작업 참여와 함께 정기 앨범 발매와 버스킹, 콘서트를 결합한 '플라이하이 프로젝트'로 우리가 발표할 싱글곡과 커버곡, 일반 음악무대에서는 볼 수 없는 멤버별 솔로 보컬기회 등 다채로운 모습으로 대중과 호흡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현은 “어떤 순간을 떠올릴 만한 주제나 노래로 소통하려 하고 있다”며 “무대마다 팬이 보여줄 반응에 대한 설렘과 기대를 가지고 열심히 준비하다보니 더욱 음악의 매력에 빠져들게 됐다”고 말했다.
차훈은 “평소 팬과 소통하고자 하는데, 프로젝트를 통해 대중과 음악적인 소통을 넘어 교감을 나눌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실제 연간 프로젝트로 구상했지만 계속 욕심을 내 이어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회승은 “프로젝트를 통해 데뷔 이후 첫 음방 1위도 달성하고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면서 “무엇보다 가장 큰 기쁨은 저희를 응원해주시는 팬에 새로운 설렘을 줄 수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엔플라잉, “매력은 다채로운 록사운드, 겸손정직하게 꾸준히 해나갈 것”
데뷔 5년차인 엔플라잉은 강렬한 에너지를 쏟아내던 모습과 달리 에너지 강약을 조율하면서 감성을 녹여내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 2017년 8월 보컬 유회승의 합류와 지난해 베이스 권광진의 이탈 등을 계기로 에너제틱한 느낌을 표현하기에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프로젝트 두 번째 곡 '옥탑방'의 빅히트, 신곡 '봄이 부시게'의 감성강조 등이 연이어 나타나면서 일각에서는 엔플라잉이 감성 모던록으로 세부장르가 굳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음악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뭇 다르다. 물론 꽃·옥탑방 등 프로젝트 싱글곡 하나만 놓고 본다면 이들의 음악이 다소 부드러워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다만 전작에서도 강렬함과 부드러움을 오가는 모습이 있었다. 감성을 강조한 최근 곡들은 시종일관 감성을 띠는 것이 아니라 엔플라잉 특유의 청량하고 유쾌한 에너지에 감성을 번갈아 배치하면서 음악적 감각을 다채롭게 충족시키고 있다. 이승협은 “사실 데뷔 초반부터 우리 색깔이 뭘까? 라는 의문은 있었다. 하지만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출연했을 때 유희열 선배께 '지금은 뭐든 해야할 때'라는 조언을 듣고 나서 뭐든 다양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우리 색깔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또 “이는 보컬 유회승 합류와 함께 음악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폭이 더욱 넓어진 이후로 점차 확실해져가던 우리의 색깔을 공고하게 만드는 계기였다”며 “물론 베이스 멤버의 이탈을 만회할 필요가 있겠지만, 겸손하고 정직한 마음으로 꾸준히 우리의 음악적 컬러를 표현해오다 보면 결을 같이하는 멤버와 만나는 것도 자연스럽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차훈은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우리의 다양한 음악색채는 꾸준히 앨범 수록곡으로 공개돼 왔다”며 “실제 이번 앨범에도 감성 중심의 '봄이 부시게'와 마찬가지로 '진짜가 나타났다' 같은 강렬한 느낌의 '불놀이'를 담고 있기도 하다”면서 “앞으로도 우리의 음악적 도전과 매력발산 노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플라잉 “생동감 넘치는 사운드로 국내외 대중 감동시킬 것”
유쾌상쾌한 음악과 함께 확고한 신념을 가진 엔플라잉. 국내 각 페스티벌과 함께 일본과 태국투어 공연을 예고하며 글로벌 K팝 밴드로서의 본격적인 발돋움을 계획하고 있다. 김재현은 “밴드는 뭐니 뭐니 해도 생동감 있는 사운드로 순간을 새롭게 만들어드리는 것이 생명이라 생각한다. 이번 '봄이 부시게' 활동을 기점으로 국내외 다양한 분들에게 최고의 봄을 선사하고 싶다. 아울러 저희의 생각이 더욱 많이 담긴 곡들로 대중에게 어필하며 계속 음악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협은 “지구 한 바퀴를 돌며 세계 엔피아와 함께 음악으로 교감하는 것이 최대 목표다. 일본투어등 해외 라이브공연을 비롯해 국내 팬과 다채롭게 만나며 우리 음악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차훈은 “라이브 사운드의 감동을 줄 수 있는 게 밴드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더 많은 팬들과 가까이 만날 기회를 만들면서 우리 음악으로 감동을 전하고자 한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끝으로 유회승은 “실력 있는 아티스트에게는 언젠가 대중의 관심이 쏟아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매 순간 한계에 부딪힐 때도 있지만 멤버들과 함께 열심히 해나가면서 엔플라잉의 음악을 널리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rpm9.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