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게'의 주연 김혜자가 제55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2019 백상예술대상이 진행됐다. 개그맨 신동엽, 가수 겸 배우 수지, 배우 박보검이 지난해에 이어 MC를 맡았다.
이날 TV부문에서 대상을 탄 김혜자는 상기된 표정으로 단상에 오르며 "이런 작품을 기획해주신 감독님, 제작진 분들 너무 감사드린다. 여러분이 좋아해주셨던 나레이션을 하려고 했는데 너무 떨려서 기억이 안 난다. 그래서 대본을 찢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눈이 부시게'에 등장했던 대사를 읽어내려갔다.
그는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래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큰한 바람, 해질무렵 노을의 냄새, 어느 한 가지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당신은 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해 뭉클함을 안겼다.
이어 "누군가의 엄마, 누이,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 이 말을 꼭 하고싶었어요"라고 소감을 마무리했다.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내레이션을 읽을 때, 행사장에 있는 모든 이들이 기립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한편, 김혜자는 JTBC '눈이 부시게'에서 갑자기 늙어버린 25살 김혜자 역을 맡아 수십 년의 나이를 뛰어넘는 마법같은 연기를 펼치며,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줬다. 한 순간에 노인이 된 그가 사실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었다는 반전은 시청자들에게 충격과 함께 먹먹한 감동을 안겨줬다.
전자신문인터넷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