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고교 축구게임 대회, 3회 만에 '100만명' 열광

고등학교끼리 경쟁하는 온라인 축구게임 대회가 단 3회 만에 100만뷰를 기록했다. 수백개 학교가 참가를 신청하는 등 청소년층에서 게임과 e스포츠의 문화 영향력을 입증했다. 게임을 활용한 e스포츠는 청소년을 넘어 성인, 직장인 층으로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아프리카TV는 넥슨과 협업해 진행하고 있는 e스포츠 대회 '고등피파' 영상이 예고편을 포함한 3회 만에 누적 조회 100만뷰를 기록했다. 고등피파는 온라인게임 피파온라인4를 소재로 한 학교 대항전이다. 총 20회 방송이 예정돼 있다. 아프리카TV는 이 기세를 유지하면 총 누적 1000만뷰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3월부터 4월까지 한 달 동안 고등피파 참가 신청을 한 학교는 380개, 신청 댓글은 1만개를 넘어섰다.

학교 협조도 원활하다. 고등피파는 대결하는 양쪽 학교에 찾아가 방송시스템을 설치하고 연결해서 방송한다. 학교 차원에서 지원하지 않으면 진행되기 어렵다. 구단주가 학교인 셈이다. 2회까지 동탄 중앙고, 구리 인창고, 대전 대신고가 참가했다. 5월 8일에는 대전 대신고와 강릉 중앙고가 대결한다.

예상보다 뜨거운 반응에 아프리카TV도 놀랐다. 회사 관계자는 “조회 수와 참여 열기가 다른 큰 이벤트는 물론 e스포츠 카테고리 내에서도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게임과 e스포츠에 대한 10대들의 에너지가 굉장하다”며 열기를 대변했다. 장익진 아프리카TV ICA팀장은 “찾아가는 e스포츠리그로 기획한 고등피파는 국내 최초로 학생을 대상으로 한 아마추어 e스포츠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질병 코드 논란에도 게임을 소재로 한 e스포츠는 20~30대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펍지는 이달 회사 대항 모바일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대회 '오피스워 시즌2'를 진행한다. 2월 한 차례 대회를 진행해 30여 팀이 참가했다. 이번에는 KB증권과 함께한다.

강원도는 이달 '2019 군 장병 e스포츠대회'를 연다. 비무장지대(DMZ) 인근 사단과 여단에서 '리그오브레전드'와 '배틀그라운드'로 360팀 1600여명이 참가한다. 장병들의 사기 진작과 여가 문화 고취 차원이다.

e스포츠 자체도 빠르게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1분기에 발간한 2018 e스포츠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e스포츠 시장 매출 규모는 9억600만달러(약 1조원)로 전년 대비 38.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 e스포츠 시장도 매출 973억원으로 4.2% 성장했다. e스포츠팀 서울 다이너스티, 젠지 롤 등을 운영하고 있는 젠지는 최근 미국에서 4600만달러(521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서태건 가천대 게임대학원 원장은 “기성세대 인식과 달리 이제 게임의 유해성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한 시대가 됐다”면서 “단순히 게임을 얼마나 오래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게임을 즐기고 향유하는가를 학문적으로 연구해야 할 단계”라고 말했다.

4월 10일 고등피파 1회 동탄 중앙고 vs 구리 인창고 촬영 현장. 사진=아프리카TV
4월 10일 고등피파 1회 동탄 중앙고 vs 구리 인창고 촬영 현장. 사진=아프리카TV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